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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오늘의 명언·시

[시] 청년 - 도종환

 

청년

                                     도종환

사랑이 그때 우리를 불태우지 않았다면

예기치 않은 산불이 우리를 태우고 갔으리

착한 열정으로 우리가 넘치지 않았다면

이름도 모르는 파도가 우리를 휩쓸고 갔으리

가난했지만 민망할 정도로 가난하여

겨울바람도 우리의 냉기를 비켜갔지만

때 묻지 않은 마음 우릴 가득 채우지 않았다면

어지러운 바람 이 골짜기 끝없이 몰아쳤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