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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오늘의 명언·시

[시] 구석 - 이창건

 

구석

- 이창건(1951~)

나는 구석이 좋다

햇살이 때때로 들지 않아

자주 그늘지는 곳

그래서 겨울에 내린 눈이

쉽게 녹지 않는 곳

가을에는 떨어진 나뭇잎들이

구르다가 찾아드는 곳

구겨진 휴지들이 모여드는 곳

어쩌면 그 자리는

하느님이 만든 것인지도 모르지

그곳이 없으면

나뭇잎들의 굴러다님이

언제 멈출 수 있을 까

휴지들의 구겨진 꿈을 누가 거두어 주나

우리들 사랑도 마음 한 구석에서

싹트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