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 순 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 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끄덕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에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카페에서 맛있는 것을 먹다 갑자기 디케가 엄마얘기를 꺼냈습니다.
자신은 불효자라며..엄마는 자신을 위해 '해독주스(야채주스)'도 만들어주시는데..
자신만 이렇게 맛있는 것을 먹고 있다고...
당시에는 장난으로 그 상황을 넘겼지만..저도 마음 한편이 불편했습니다...
요즘 들어 더 약해지는 엄마가 생각났습니다..
작년 여름 외할머니를 떠나보내고 부쩍 더 힘들어하는 엄마..
평소 당신의 슬픔을 잘 표현하지 않던 엄마여서 그런지 저는 그런 엄마의 모습을 애써 외면했습니다..
엄마의 눈물을 그저 못 본 척 했어요...
엄마를 위로했어야 했는데 말이죠...
엄마도 나약한 여자이고 엄마를 무척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딸이었던 것을...
저는 그저 저의 '엄마'이기만을 바랬습니다...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는데 말이죠...
우리 모두 더 큰 후회하기 전에 표현해요..
엄마..사랑해요..
by IRENE(아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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