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의 이야기/오늘의 명언·시

[시] 버무린 가족 -김형출-

 

ⓒ구글 이미지

 

버무린 가족

                                                           김형출

  우리 셋은 서로 코드가 맞지 않는다

그래도 붙어산다

 

아내는 텔레비전 남자와 사랑하는 재미로

아들은 이유 없는 역마살 재미로

나는 질펀한 글 쓰는 재미로

 

그래도 붙어산다

붙어산다, 고목나무에 매미처럼

 

우리 셋은 버럭 화도 내고 호통도 치고

깔깔 웃기도 한다

 

우리 셋은 코드가 맞지 않아도 밥은 잘 버무려 먹는다

단것과 쓴 것이 잘 버무려져 신 것이 되었을망정

서로 버리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