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했던 이배영 선수를 기억하시나요?
그는 유력한 금메달 리스트로 손꼽히며 경기에 나섰지만 불의의 부상 탓에 최하위의 성적으로 올림픽을 마감해야 했습니다. 부상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바벨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이배영 선수가 경기를 마치고 남긴 소감.
"성적은 꼴찌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꼴찌가 아니다"
최하위 성적에도 웃음을 잃지 않았던 이배영 선수의 경기에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가 감동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4년 뒤. 런던 올림픽이 시작되었습니다. 개막과 동시에 지난 28일 국민들의 기대를 한 번에 받았던 박태환 선수의 경기가 있었습니다. 그의 주 종목이었던 400m였기에 국민들은 연신 금메달을 당연히 딸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티비 앞으로 모여들었습니다.
역시 박태환 선수는 모두의 예상대로 좋은 컨디션으로 쉽게 결승전에 진출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 전광판에 뜬 실격처리. 심판의 오심으로 실격이 번복되는 불운을 안고 결승에 진출한 박태환 선수는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박태환 선수에게 거는 기대감은 컸습니다. 대회전부터 최상의 컨디션으로 세계 신기록까지 노려볼 만하다는 뉴스들이 연신 보도되었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공개되었습니다.
이런 부담감과 심리적 압박감을 안고 나선 경기에서 심판의 오심까지 받은 박태환 선수는 예선전이 끝난 뒤 왜 실격이 된 것 같냐는 리포터의 질문에도 애써 웃음을 지어보였습니다.
은메달을 딴 뒤 그의 인터뷰.
"올림픽 은메달도 정말 값진 결과죠.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습니다"
"서양 선수를 제치고 아시아의 쑨양 선수가 우승한 건 정말 축하해 주고 싶어요“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는 말과 함께 경쟁자 쑨양의 우승을 축하해주며 밝은 웃음을 짓는 박태환 선수를 보면서 마음 한 켠이 짠했습니다. 그의 말대로 이번 은메달은 아쉬운 은메달이 아닌 최선을 다한 ‘값진 은메달’입니다. 우리나라는 무조건 우승을 해야 인정을 해주고 금메달을 손에 쥔 선수에게만 영광의 금메달, 장한 대한의 아들, 딸이라는 표현을 합니다.
벌써부터 예상한 금메달 수에 못 미친다는 부정적인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양궁 남자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딴 우리나라 선수들은 ‘충격의 동메달’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세계 최강의 양궁자리를 내준 것이 부끄럽고 실망스럽다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금메달 수와 순위에만 집착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은 분명 가슴 아픈 점입니다. 늘 은메달이나 동메달은 ‘아쉬운’, ‘아까운’이라는 수식어가 따릅니다. 금메달이 아니면 기억에서 조차 지워지는 선수들.
매일 매일을 피나는 노력과 땀으로 4년 간 준비한 선수들에게는 우승을 하지 못한 것보다 더 뼈아픈 것이 이런 우리들의 차가운 시선들이 아닐까요?
메달의 색깔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순위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한경기 한경기를 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라는 박태환 선수의 말을 되새겨보며 이번 올림픽은 메달을 따건 따지 못했건 출전한 모든 선수들에게 진심어린 격려와 응원의 마음을 전해줬으면 좋겠습니다. 4년 간 흘린 그들의 땀에 박수를 보냅니다.
ⓒUtokpia_Miche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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