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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오늘의 명언·시

[시] 바람 - by. 정연복

 

바람
                    정연복

 

바람은 꽃잎 위에
머물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꽃잎들에게
찰나의 입맞춤을 하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고요히 사라질 뿐

바람은 꽃잎에
연연(戀戀)하지 않는다.

꽃잎처럼 여리고 착한
영혼들에게

모양도 없이 빛도 없이
그저 한줄기 따스함으로 닿았다가

총총히 떠나간
그분의 삶이 바람이었듯

나의 남은 생애도 바람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