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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owledge Archive (Stalker)

만남과 이별의 장소가 되는 터미널. <드라마 스페셜 - 터미널>

갑작스런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의 곁을 떠날 수밖에 없던 남편 만수는 죽는 그 순간 아내 연수에게 전화를 걸지만 그 전화를 받지 못합니다.

만수는 자신 때문에 연수가 힘들어할까봐. 연수는 전화를 받지 못한 죄책감에 서로를 잊지 못하고 만수의 영혼은 사고가 났던 터미널에 갇힙니다.

터미널이라는 공간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감정을 너무 잘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사랑하지만 이별해야하는 이들의 마지막인사는 이젠 다신 볼 수없기에 너무나도 슬펐습니다.

"가슴이 막 두근거리는 게 낯선 혹성을 탐험하는 우주인이 된 것 같았어요.

왠지 설레고, 왠지 고독하고, 왠지 막 무섭기두 하구.

그 집을 향해 가만히 손을 흔들면 언제라도 그 아가씨가 반갑게 맞아줄 것 같았어요."

사랑에 빠진 사람은 마치 우주인에 비유 됩니다.

사랑했던 기억은 떠나가는 사람과 자신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보내는 사람은 떠나가는 사람을 기억해주는 것이 자신의 일이며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자신과 떠나가는 사람을 위해서 라면 가끔 추억을 잊어버리는 것도 서로를 위한 길이기도 합니다.

이별은 이처럼 많은 복잡한 감정을 불러 일으킵니다.

이별이라는 것은 항상 아픔을 가져오기 때문에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무에게도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이별은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만수는 ‘혹시나 자신 때문에 힘들어 하진 아닐까...?’하는 마음에 그녀 곁을 떠나지 못합니다.

연수는 자신이 전화 받지 못 하는 죄책감에 만수를 놓아주질 못 합니다.

서로에게 남은 미련과 후회를 깨끗하게 털어 낼  수 있을까요?

세상에 아름다운 이별... 미련 과 후회 없는 이별은 없습니다.

이별한 후에는 항상 전하지 못 했던 말들이 생각납니다.

더 많이 사랑할껄... 더 많이 좋아한다고 말할껄...

이제 알겠다. 고마워 연수야. 나 이제 뭔지 알 것 같다.

그 날, 이제 죽는가보다 하는데 갑자기 머릿속이 또렷해지는 거야.

지금 내가 뭐하고 있는 거지. 어쩌자고 전화를 걸고 있는 거야.

얘 전화 못 받으면 진짜 힘들어 질 텐데. 어떡하지? 안 돼… 안 돼……!

연수야 앞을 봐. 네 앞에 있어.

연수야. 죽는 순간은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어. 하나도 아프지 않았어.

그냥, 너랑 함께 했던 행복한 기억들이 쭉 떠오르더라?

너랑 같이 밥 먹구, 같이 시장도 보구, 같이 막 장난도 치구…….

그렇게 함께 했던 기억 때문에, 난 정말 하나도 힘들지 않았어.

우리 연수 아니었음, 나 정말 외롭고 힘든 기억만 잔뜩이었을 텐데…….

연수야 고마웠어. 네가 있어서… 정말 고마웠어.

너한테 이 얘기 하려고… 이 얘기 하려고 전화한 거야.

행복해야 돼

만수의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항상 곁에 있었습니다.

떠난사람 과 남은사람 사이에 못다 한 얘기는 직접적으로 나눌 순 없습니다.

떠날 수 밖에 없는 사람은 남은 사람에게 미안해하는 마음 가집니다.

남은 사람은 하염없이 떠난 사람을 그리워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아픔이란 말 할 수 없을 만큼 끔찍합니다.

남녀사이이든 친구사이이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사람들의 마음은 터미널과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utokpiaamanda@gmail.com


ⓒutokpia_aman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