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종환

[시] 청년 - 도종환 청년 도종환 사랑이 그때 우리를 불태우지 않았다면 예기치 않은 산불이 우리를 태우고 갔으리 착한 열정으로 우리가 넘치지 않았다면 이름도 모르는 파도가 우리를 휩쓸고 갔으리 가난했지만 민망할 정도로 가난하여 겨울바람도 우리의 냉기를 비켜갔지만 때 묻지 않은 마음 우릴 가득 채우지 않았다면 어지러운 바람 이 골짜기 끝없이 몰아쳤으리 더보기
[시] 처음 가는 길 - 도종환 처음 가는 길 도종환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은 없다 다만 내가 처음 가는 길일 뿐이다 누구도 앞서 가지 않은 길은 없다 오랫동안 가지 않은 길이 있을 뿐이다 두려워 마라 두려워하였지만 많은 이들이 결국 이 길을 갔다 죽음에 이르는 길조차도 자기 전 생애를 끌고 넘은 이들이 있다 순탄하기만 한 길은 길이 아니다 낯설고 절박한 세계에 닿아서 길인 것이다 더보기
[시]내가 사랑한 당신은 - 도 종 환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도종환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저녁 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보다는 구름사이에 뜬 별이 었음 좋겠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르는 만월이기보다는 동짓날 스무 날 빈 논길을 쓰다듬는 달빛이었음 싶어 꽃분에 가꾼 국화의 우아함보다는 해가 뜨고 지는 일에 고개를 끄덕일 줄 아는 구절초 였음 해 내 사랑하는 당신이 꽃이라면 꽃 피우는 일이 곧 살아가는 일인 콩꽃 팥꽃이었음 좋겠어 이 세상의 어느 한 계절 화사히 피었다 시들면 자취 없는 사랑말고 저무는 들녘일수록 더욱 은은히 아름다운 억새풀처럼 늙어 갈 순 없을까 바람 많은 가을 강가에 서로 어깨를 기댄 채 우리 서로 물이 되어 흐른다면 바위를 깎거나 갯벌 허무는 밀물 썰물보다는 물오리떼 쉬어가는 저녁 강물이었음.. 더보기
[사회] “도종환 시 삭제? 이러다 장발단속 나오겠네” 8일 교육과학기술부가 “국회의원 당선자이므로 부적절하다”며 민주통합당 소속 도종환 의원의 시가 실린 중학교 국어 검정교과서에서 해당 작품을 삭제하도록 권고한 것을 두고 누리꾼들의 반발이 거세다. 누리꾼 대부분은 “현대판 분서갱유”라며 정부가 역주행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한겨레신문 2012. 7. 9 [사회] “도종환 시 삭제? 이러다 장발단속 나오겠네” 원문 더 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41651.html 더보기
[시] 담쟁이 -도종환 담쟁이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방울 없고 씨앗 한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잎 하나는 담쟁이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넘을 수 없는 벽은 없다고 믿습니다...서두르지 않고,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더보기
[시] 발자국 - 도종환 발자국 도종환 아, 저 발자국 저렇게 푹푹 파이는 발자국을 남기며 나를 지나간 사람이 있었지 더보기
[시]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이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어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었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더보기
[시] 봄 - 도종환 다시 오는 봄 도종환 햇빛이 너무 맑아 눈물납니다 살아 있구나 느끼니 눈물납니다 기러기떼 열지어 북으로 가고 길섶에 풀들도 돌아오는데 당신은 가고 그리움만 남아서가 아닙니다 이렇게 살아 있구나 생각하니 눈물납니다 더보기
[시]따뜻하게 안아 주세요 - 도종환 따뜻하게 안아주세요 우리는 누군가를 정말로 포근히 안아주길 바랍니다. 편안하게, 진심으로 따뜻하게 사랑해주길 바랍니다. 그런마음으로 안아주는 사람이 곁에 있길 바랍니다. 여자만 그렇게 바라는게 아닙니다. 남자도 그렇습니다. 젊은 남자만 그런게 아닙니다. 어린이도 누군가 자기를 안아주고 인정해 주길 바라고, 늙고 쇠잔해져 가는 사람들도 안아주고 위로해주는 사람이 곁에 있길 바랍니다. 사람들은 마음속으로는 다 사랑받기를 갈구합니다. 우린 너무 외롭게 살고 있습니다. 먼저 안아줘 보세요. 나무든 사람이든 먼저 안아주면 그도 나를 따뜻하게 안아줄 것입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