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가습기 살균제 파문 1년 '답 없는 정부'

 

1년 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은 가습기를 쓰면서 가습기 살균제를 분무액에 첨가해 사용한 사람들이 사망하거나 폐질환에 걸린 사건이었습니다. 2011년 당초 원인불명 폐질환으로 알려져 임산부나 영아의 폐에 문제가 생겨 폐를 이식받았습니다. 그리고 역학 조사결과 이는 가습기 살균제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약 1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피해자들은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채 피켓을 들고 길거리에 나와 있었습니다. 휠체어를 타고 산소호흡기를 착용한 산모, 폐렴을 앓고 있는 딸을 간호하기 위해 휴직을 한 엄마, 남편과 아들이 모두 폐질환을 앓고 있는 다문화가정의 엄마, 자신은 물론 남편과 아이까지 폐질환을 앓게 된 엄마.  

폐질환 발병 당시 임신 30주차였던 산모 피해자는 “얼마 전 숨이 너무 차서 병원에 갔는데 기흉이라고 했다. 의사는 ‘올 것이 왔다. 폐질환이 있는 사람은 기흉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데, 앞으로 또 어떤 병이 생길지 무섭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이제 가족 전부가 폐질환 환자가 됐다며 울분을 토했다. “각종 검사를 해도 원인을 몰라 폐 조직을 떼어내 검사한 결과 간질성 폐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집안일에, 육아에, 내조 그 무엇도 할 수 없게 됐다. 올 6월에는 아이와 남편마저 폐질환 진단을 받았다. 만약 정부 고위층, 판매 기업의 간부 딸이 우리와 같은 상황이라면 지금처럼 보고만 있지 않을 텐데….”

현재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폐질환이나 일상생활이 어렵게 된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가 역학조사를 실시해 가습기살균제가 원인이며 TF팀을 꾸려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그 어떠한 대책도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기업에 대한 처벌도,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도 없이 1년이 지났습니다.

가습기 살균제가 폐질환에 치명적이었음이 밝혀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무런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는 정부의 태도에 피해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픈 몸을 이끌고 거리로 나오는 일밖에 없습니다.

2011년 11월 20일부터 시행중인 환경부 관할 ‘환경보건법’ 제19조에는 ‘사업활동 등에서 생긴 환경유해인자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환경성질환을 발생하게 한 자는 그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법에도 명백히 나와 있듯이 정부는 피해를 입은 시민들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하루빨리 보상을 해주십시오. 그리고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철저한 관리를 통해 다시는 이런 피해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파이낸셜 뉴스 - 정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보상 ‘외면’ 201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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