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훈련 뒤 소총 반납 안해… 당직자가 확인하고도 방치
현역 육군 대위가 K2소총과 실탄 30여발을 가지고 근무지를 무단이탈, 애정 문제로 여군 장교와 실랑이를 벌이다 자살했다.
육군과 경찰에 따르면, 9일 오전 3시 5분쯤 경기도 연천 육군 모 부대 소속 정모(33) 대위가 전남 장성군 삼계면 군인 독신자 아파트 2층 A(28) 여군 대위 집 앞 복도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정 대위는 A대위에게 계속 사귀자고 요구했으나 거부당하자 K2소총과 실탄을 빼돌려 A대위 집까지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A대위는 정 대위와 같은 부대에서 1년여 복무하다 올 초부터 전남 장성군 육군보병학교에서 교육을 받던 중이었다.
정 대위 소속 부대는 지난 2005년 6월 일병이 내무반에 수류탄을 던지고 소총을 난사, 8명이 숨지고 4명이 중상을 입었던 곳이다.
육군 관계자는 "정 대위가 A대위 집을 찾아 실랑이와 말싸움을 벌였으며, 정 대위가 집을 나간 뒤 여러 발의 총성이 울린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군은 정 대위 사무실 책상 안에서 유서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 주민들은 "모두 5발 총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A대위 집 문에서는 탄환 자국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정 대위가 문을 향해 총을 쐈는지, 자살하는 과정에서 탄환이 문으로 튀었는지는 부검 등 정밀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군 조사 결과, 정 대위는 지난 8일 사격 훈련을 마친 뒤 소총을 반납하지 않고 오후 6시 20분쯤 퇴근했다. 당시 당직 근무를 하던 부대 간부(중사)는 오후 5시쯤 무기고에 정 대위 소총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전화를 걸었으나 정 대위가 "바빠서 반납을 못 했다. 좀 있다 반납하겠으니 걱정 말라"고 하자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후 정 대위는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350여㎞를 이동해 장성에 도착했으며, 이 과정에서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
육군은 정 대위가 실탄 30여발을 빼돌린 경위에 대해 "정 대위는 교육장교로, 실탄을 관리하는 지휘통제실에서 근무한다"며 "감시나 승인 없이 임의로 실탄을 빼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총기고와 탄약고의 경우, 이중 자물쇠를 채우고 열쇠도 복수의 장병에게 따로 맡겨 관리하는 게 원칙이다. 수량도 매일 확인해야 한다. 육군은 과실 여부를 조사해 관계자들을 엄중히 문책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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