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기준 검색시장 점유율 72%, 페이지뷰 점유율 45%에 이르는 우리나라 업계 1위 검색엔진 네이버. 인터넷 이용시간의 36%가 네이버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인터넷 이용인구를 3500만명 정도로 추산하는데. 이 가운데 네이버를 웹브라우저의 시작페이지로 설정해 놓고 쓰는 사람이 2500만 명 정도 된다고 추산하고 있습니다.
국민을 대표하는 17대 대선 때의 투표율이 63%, 4.11 총선의 투표율은 41%와 비교하면 ‘거의 모든 국민’이 네이버를 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것입니다.
좋은 것을 많이 찾는 것이 당연한 일일수도 있지만, 네이버의 높은 점유율이 문제가 되는 것은 네이버의 검색결과와 네이버의 점유율 확대가 공정한 결과가 아니라는데 있습니다. 네이버는 검색결과의 28%만 외부로 내보냅니다. 나머지 72%는 네이버 내부의 페이지, 즉 잘 알고 있는 지식인이나 뉴스, 블로그, 카페 같은 페이지들로 유입됩니다. 이 가운데 상당수의 페이지들은 불품한 컨텐츠들이고 일각에서 제시하는 “네이버는 원본을 보여주지 않는다.”, “네이버는 가두리 양식장”이라고 비난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입니다. 포털이면 말 그대로 관문의 역할을 해야 할 텐데 네이버는 이용자들을 네이버 안에 머물도록 해야합니다. 그래야 네이버가 돈을 벌 수 있으니까요. 네이버 안의 컨텐츠는 네이버의 것이 아닌 네이버를 통해 공유 하고 있는 “생산자들의 것”이 되어야 합니다.
‘가두리 양식’을 해오던 네이버에 ‘안룸박콘’이라는 대란이 발생했습니다.
21일 동아일보에서 신동아 9월호를 인용하며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룸살롱에서 술을 마셨다는 증언이 줄잇고 있다고 보도한 것이 ‘안철수 룸살롱’, ‘안철수 룸싸롱’이라는 검색어가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면서부터입니다.
이것을 본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의 패널인 시사인 주진우기자가 자신의 트위터에 “네이버에 룸살롱을 치면 성인인증하라고 뜬다. 이명박 룸살롱, 박근혜 룸살롱, 정우택 룸살롱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유독 안철수 룸살롱은 그렇지 않다. 수구 언론이 터뜨리고, 네이버가 퍼뜨리는 것은 아닌지..”라고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1시간쯤 뒤이어 “이상해요. 정우택 룸살롱은 성인 인증이 필요했는데.. 갑자기 검색이 되요. 네이버에서 검색량 운운하겠죠?” 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글을 본 네티즌들이 즉각 이를 따라했고, 실제로 주진우 기자의 주장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한 네티즌들은 일제히 네이버가 정치적 의도를 갖고 검색어를 조작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덕분에 네이버에 이를 시험하고자 하는 네티즌들이 몰려들면서 ‘박근혜 룸살롱’, ‘이명박 룸살롱’등 관련 키워드가 실시간 검색 순위 10위권 내에 대거 포진하는 상황이 벌어진것입니다.
이날 오후 네이버 공식블로그에 네이버는 ‘안철수 룸살롱’검색 논란을 해명했습니다.
그 주된 내용을 보자면 "'룸살롱'은 성인 키워드로, 룸살롱이나 이를 포함한 내용을 검색할 경우 성인 인증 절차를 밟도록 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검색량이 일정 수준을 넘고 해당 키워드와 관련된 언론보도가 있는 경우 성인 인증을 해제하고 있다. '안철수 룸살롱'은 2012년 5월 검색량이 기준치 이상으로 증가했고, 관련 언론보도를 확인했기에 정책에 따라 성인 인증 절차를 해제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정우택 룸살롱'에 대해서도 "'안철수 룸살롱' 키워드에 관심이 몰리면서 '정우택 룸살롱' 키워드 검색량이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이 내용이 반영되면서 해당 키워드는 성인 인증 없이 노출되고 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박근혜 룸살롱'이 뒤늦게 성인 인증에서 해제된 이유로는 "오늘 오후 들어 관련 기사가 나오고 검색량이 증가하면서 성인 인증을 해제하게 됐다"라며 "이전에도 '박근혜 콘돔' 사례처럼, 성인 키워드라 하더라도 일정량의 검색이 되고 언론보도가 있는 경우에는 똑같이 인증을 해제한 바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네이버의 해명을 본 네티즌은 그러지 이번에는 ‘박근혜 콘돔’을 재미삼아 검색하며 이 검색어가 성인인증을 해야 결과가 나타나는 ‘19금 검색’에서 해 제됐는지 확인하고 나서자 오후 7시이후 실시간 검색어에서 ‘박근혜 콘돔’이 위치하는 ‘안룸박콘(안철수 룸살롱, 박근혜 콘돔)’의 난이라 불리는 해프닝이 일어나게 된 것입니다.
폭풍처럼 몰아쳤던 어제 ‘안룸박콘의 난’은 좀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해프닝과 네이버의 해명으로 그칠줄 알았던 이번 일은 ‘네이버의 안철수 흠집내기’, ‘새누리당의 치졸함’으로 평가하며 난장판이 된 네이버를 신랄하게 꼬집고 있습니다.
음해나 인신공격성 키워드들이 조직적으로 표심을 왜곡할 수 있음을 전적으로 보여준 이날의 네이버는 ‘카더라 통신’에 의존해 진상의 확인 없이 악의적인 보도를 하는 주류언론이라는 집단과 이것을 방조하는 포털이 국민들을 쉽게 보고 기만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도 “앞으로 대선 경쟁이 뜨거워지면 음해와 인신공격성 키워드들이 조직적으로 검색순위에 오르고, 이는 다시 SNS등 소셜 네트워크로 일파만파 퍼져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할 가능성이 농후함을 보여 줄 수 있는 여지가 되는 사건”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번 일로 네이버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의심을 받았습니다. 이미 공정성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고향이 오사카로 적혀있다고 포항으로 정정된 사실이나 검색순위에서 탄핵이라는 단어가 사라졌다거나 성추행 논란이 있었던 국회의원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에서 사라졌다거나 하는 의혹이 이미 여러차례 제기 된 바 있었지만 네티즌들은 그때마다 있었던 네이버의 해명을 믿을 수 밖에는 없는 현실입니다.
신뢰도 또한 의심받는 것이 구글의 기본적인 검색 매커니즘은 공개하고 있고 검색 랭킹을 끌어올리는 검색엔진 최적화 기법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네이버의 검색 로직은 전혀 공개된 바 없으며 네이버의 검색 결과도 종잡을수가 없습니다. 원본보다 펌본을 먼저 보여주기도 하고 검색결과를 보여주는 우선순위가 어떻게 매겨지는지도 확실치 않습니다. 다만, 어떤 정보건 네이버 내부의 정보를 가장 먼저 보여주고 광고를 가장 먼저 보여준다는 것은 자명합니다.
단순히 단기적이고 손쉬운 방법으로 이익을 추구 하려는 지금의 독점적이고 폐쇄적인 방식, 앞서 말한 ‘가두리 양식장 주인’으로서의 네이버를 버리지 못한다면 네이버의 외부는 계속 쪼그라들 것이고 그게 전체 인터넷 생태계를 망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포털은 포털로서 그 의미를 가져야합니다. 개방과 공유의 공간인 인터넷에서, 정보의 홍수에서 보기 좋고 편리하게 가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포털이어야 하는데 높은 점유율을 가지게 된 네이버가 ‘사용자’를 인질로 돈을 쫓게 되어 정치계, 경제계에 휘둘린다면 스스로의 정체성을 포기하고 잃게 될 것입니다. 이익을 추구해야하는 주식회사도 이익에 따른 책임도 질 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포털의 검색조작과 과 언론의 카더라 통신, 대한민국 IT 발전사, 대기업의 성장비결 쉽게 보기
(미닉스의 작은 이야기)
ⓒ Utokpia_Daniel
'안철수 룸살롱'부터 '박근혜 콘돔'까지...네이버 검색 대란
네이버가 대선경쟁 도구로 사용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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