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초여름이 다가왔다. 한가로운 주말 시간을 이용해 대구 도심에 위치한 앞산에 다녀왔다. 입구부터 빼곡히 주차되어있는 차들을 보니 많은 사람들이 산을 오르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산 중턱에 오르니 가족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간간히 보였다. 온 몸에는 땀방울로 가득찼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띄었다. 요즘 힐링이 대세라더니 산과 숲에서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가보다.
시간이 갈수록 숨이 턱 막히기 시작했다.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았더니 금방 몸이 피로가 느끼는가보다. 다행히 약수터에서 마시는 물 한모금 덕분에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몸과 마음은 모두 상쾌했다. 단지 물 한모금뿐만 아니라 산에서 느끼는 기운은 일상에서 느끼는 그것과는 사뭇달랐기 때문이다.
앞산을 내려오는 길, 낙동강 승전기념관이 보였다. 어릴 쩍 학교에서 앞산으로 소풍을 왔을 때 잠깐식 들리던 곳이었다. 그때는 기념관이 마냥신기하기만 했고 전쟁의 참된 의미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20대 후반쯤 접어들어 다시 이곳을 찾아드니 옛날의 추억은 물론 전쟁의 의미를 좀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었다.
'대한공군'이라고 씌여진 비행기 하나를 보았다. 전쟁이라는 참혹한 시공간에서 자신과 가족 그리고 국가의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우리 호국영령들의 모습들이 선하게 보였다. 물론 그들의 얼굴이나 이름조차 모르지만 그들 덕분에 내가 지금 이 곳에서 자유롭게 산책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해보았다. 전쟁과 여유라는 상호 모순된 언어들이 나의 감정을 자극했다. 이처럼 앞산은 우리 현대사의 비극과 희극을 말해주고 있다. 학창시절에는 왜 몰랐을까 아무생각없이 지나쳤던 어린 나이에서 시간이 지나 이제 그 의미를 조금 알것 같다. 하지만 앞산이 주는 참된 의미는 아마 내가 나이가 들때마다 조금씩 알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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