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면 더욱더 그리워지는 그의 쓸쓸한 목소리.
1996년 1월 6일 서른둘이라는 짧은 생을 스스로 마감한 그...
그가 보고 싶습니다...
아이돌 가수의 화려한 사운드, 현란한 춤과 퍼포먼스에 열광하는 요즘 많은 사람들이 다시 그의 노래를 추억하기 시작했습니다.
전 그를 잘 알지 못합니다.
그와 함께 동시대를 보낸 이들처럼 추억이나 낭만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나라 포크음악의 대부이자 전설, 신화로 꼽히는 '그'이지만 제겐 그저 한 시대를 살다간 가수였을 뿐입니다.
그러나 그의 노래와 목소리는 달랐습니다.
쓸쓸하지만 가슴을 저미는 그의 목소리가 전해주는 위로는 따뜻했습니다..
화려한 사운드의 디지털음악이 채워주지 못한 공허함을 통기타와 그의 목소리가 채워주었습니다.
# 그의 노래는 그의 삶...
80~90년대의 포크음악의 대명사로 불리던 싱어송라이터 김광석.
164cm의 작은 키, 지극히 평범한 외모, 넓지 않은 음역..
그러나 그의 노래는 공감하는 이의 영혼을 울리게 합니다. 삶의 애잔함에 눈물나게 하는 그의 노래.
그의 목소리에는 진정성이 있었습니다...
그의 노래는 그의 삶을 이야기합니다.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그는 대학생시절 짝사랑하던 여학생이 있었습니다..그녀와 단둘이 한 방에서 밤을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잠들고, 그는 한쪽 방구석에 쭈그리고 앉아서 창밖을 보고 있었습니다.
창밖은 시간이 흘러 어슴푸레 동이 터오고, 겨울이라 유리창에 하얗게 성에가 끼어있었습니다.
그는 그 위에 손가락으로 '널 사랑해'라고 썼다가 그녀가 볼까봐 얼른 지웠습니다..
또 썼다가 지우고...썼다가 지웠습니다...
그녀가 볼까봐...
' 창틀에 기다리던 새벽이 오면
어제보다 커진 내 방 안에
하얗게 밝아 온 유리창에
썼다 지운다 널 사랑해... '
그의 노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의 가사입니다.
사랑하는 그녀에게 눈길조차 두지 못하고, 창 밖만 보며, 홀로 밤을 꼬박 지새운...
자신의 마음을 고백할 용기조차 내지못하고 그저 그녀에게 들킬까 조심한 그...
결국 잊어야한다고 결론내렸지만 그 맘은 쉽사리 접기힘들었을 것입니다...
♪이등병의 편지
' 집 떠나와 열차타고 훈련소로 가는 날
부모님께 큰절하고 대문 밖을 나설 때
가슴 속엔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지만
풀 한 포기 친구 얼굴 모든 것이 새롭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생이여... '
영화 <공동경비구역JSA>의 삽입곡이었던 '이등병의 편지'를 모르는 이는 없을 것입니다..
이 노래에도 그의 삶이 묻어있었습니다.
그가 초등학교 5학년일 때 육군 대위였던 형님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사건으로 면제를 받아 그는 6개월만 군생활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는 형을 생각하며 늘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김광석의 절친한 친구 한동준 씨는 말했습니다...
"김광석은 상처가 많은 사람입니다. 키도 작았고 얼굴도 잘생기지 못했고, 실연도 많이 당했죠.
그런 상처받은 마음으로 노래를 부르니까, 자기가 아픈 만큼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랬습니다.. 그는 그토록 움츠린 채 살다갔습니다...
그래서 상처받았을 때, 위로받고 싶을 때 그의 노래를 더 찾게되는 것인지도...
자신의 슬픈 이야기를 노랫말과 멜로디 속에 실어 덤덤한 목소리로 우리에게 위로해주던 그...
그 따뜻함에 다시 용기내어 살아가는 우리...
유난히 추운 오늘 그의 따뜻함이 더욱 그립습니다....
“너의 노래에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아.”라는 말을 들을 때 가수로서 가장 보람을 느꼈다던 그...
음악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였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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