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가 제멋대로다. 봄이 지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한여름 같은 날이 이어지고, 예고 없는 비가 쏟아지더니 이제는 또 여름 같지 않은 쌀쌀한 날씨가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이렇게 오락가락하는 날씨 탓에 괜히 마음도 싱숭생숭해진다. 여전히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심술궂은 날씨가 반복되는 요즘.
우리는 조금 지쳐있었다.
"너만 힘든 거 아니야."
"제발 좀 니 생각만 하지마, 난 도무지 널 이해할 수가 없어..."
서로 예민해진 탓에 날카로운 말들로 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베고 있었고, 내 마음을 몰라주는 너의 모습에 답답함이 밀려와 마음에도 없는 말을 툭툭 던지며 상처를 주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며 또 후회가 밀려왔다. 이제까지 너무 숨 가쁘게 달려왔고 그래서 여유를 가질 시간이 부족했다고 해도 좋다.
그런 것 같다. 사랑하는 마음이 커질수록 아픔도 함께 커진다. 내 마음과 같지 않은 네 마음에 외로움을 느끼고 섭섭한 마음에 진심에도 없는 말을 뱉고야 마는... 그리고는 뒤돌아서서 후회하고 또 후회하기를 수십 번 수백 번...
그렇게 상처를 주고받아야만 사랑의 크기를 잴 수 있는 우리.
인간은 한없이 연약한 존재라는 생각이 또 한 번 들었다. 연약함이 드러나는 순간과 방식은 사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연약함을 눈물로 표현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에 오히려 더 강한 모습을 보이며 자신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사람도 있고, 침묵으로 대신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어떤 이의 사랑은 끝까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사랑을 전달하는 방식이 달랐던 것뿐.
사랑의 표현방법에 규칙은 없다. 정해진 정답이 없다. 그래서 어려운 것이 바로 사랑이고 나아가 모든 인간관계의 연결 끈이다. 조금만 더 나를 이해하고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 그래서 사랑은 늘 목마름이다.
이런저런 복잡한 일들로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 누구나 그렇겠지만 시간이 한참 지난 뒤에는 아무렇지 않은 듯 떠올릴 수 있는 기억의 한 조각에 불과한 일들이 그 당시에는, 그 순간만큼은 힘들고 아픈 게 사실이다. 하지만 상처를 받는다고 혹은 받았다고 해서 또 안할 수도 없는 것이 사랑이다. 나에 대한 후회와 실망이 교차되는 시간이 이어지지만 그래서 혼자라는 생각이 자주 스쳐지나가지만 그래도 고개를 돌려보면 옆에는 늘 누군가가 있다. 바로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없는 것이 아니다.
어느 사람이나 새끼손가락엔 보이지 않는 빨간 실이 매어져 있다고 한다. 그 실의 끝을 따라가 보면 또 한사람의 손가락에 그 끈이 매어져 있고... 인연의 끈. 각자 저 나름의 힘든 시간들을 보내고 있지만 시간은 여전히 조금씩 흘러가고 있다. 결코 혼자가 아닌 우리로. 보이지 않는 빨간 실을 새끼손가락에 매고...
ⓒUtokpia_Miche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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