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슈퍼마켓에서 우연히 '쫀듸기'를 발견하고 무심결에 사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집에 와서는 질긴 쫀듸기를 열심히 뜯어먹으며, 문득 어린 시절의 나를 회상했다.
학교 바로 코앞에 문구점이 일렬로 쭉 서 있었는데, 학교를 끝마치자마자 나는 당연한듯이 문구점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그곳은 '불량식품 천국!' 종류도 다양해서 늘상 고민하게 만들었지.
엄마는 " 몸에 좋지도 않은 거 왜 자꾸 먹니? 그거 사먹을 돈 저금이나 해" 라고 하셨지만...
아이들의 발걸음은 막을 수 없었다.
친구들과 문구점에 가서 백원짜리를 내밀어 사고 나눠먹고...
그저 즐겁고 행복했던 것 같다.
그 몇 백원짜리 불량식품 하나에.
물론 달고 맛있다는 점도 불량식품의 매력 중 하나이지만,
어린 시절 몇 백원으로 누릴 수 있었던 그 작은 행복이 너무 예쁘고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는 것 같다.
쫀듸기를 뜯어먹으며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게 얼마나 즐거웠던 지
꽤 많이 샀었는 데 순식간에 빈 껍질만 남아있더라.
맥주 사탕, 손바닥 사탕, 페인트 사탕, 콜라 사탕 !
애들마다 주로 먹는게 정해져 있었는데, 나는 손바닥 사탕을 맡았었다.
혀가 빨갛고 파랗고 까맣게 되서는 '메롱'하며 서로를 보며 웃고 그랬었지.
맥주 사탕은 거품이 맛있다.
모두가 잘 아는 아폴로...
난 별로 안좋아해서 잘 안사먹었는데, 진짜 좋아하는 애들은 항상 이것만 먹더라.
그나마 분홍색 딸기맛이 어렴풋 기억이 난다. 학교 앞 길바닥에 먹은 잔해가 가장 많았었지.
테이프 ! 이건 정말 무슨 맛으로 먹었던 건지 모르겠다.
돌돌돌 입에 풀어 넣으면 사르르 녹는 비닐같기도 하고...
제리... 우리 동네 문구점에선 인기가 별로 없었던 불량식품 중 하나였다.
늘 먼지가 쌓여있어서 손이 잘 가지 않았던 것 같다.
반반 초콜릿 ! 진짜 좋아했었는데, 모르는 사람이 더 많더라.
조그만 숫가락으로 반씩 따로 파먹기도 하고 두 개 같이 섞어서 먹기도 하고.
라면 짱!은 본 지 오래되었는데, 차카니는 고등학교 매점에 팔았었다. 맛이 비슷해서 왕치토s 라고도 했다.
라면 짱!이 뿌셔 저렴이였던 걸로 기억한다. 쇠고기 맛에 면이 얇아서 참 맛있었지.
클라이막스 ! 맛기차콘, 색연필, 호박꿀 맛나, 동물 왕국, 쫀듸기 !
불량식품계에선 어마어마한 녀석들. 가장 인기가 많았지.
결 대로 쭉 뜯어먹는 맛이란!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구워먹으면 바삭바삭해서 더 맛있다.
달고나 만들어 먹는 연탄불에 구워먹었었는데, 자주 태워서 제일 잘 굽는 친구가 항상 구워줬었다.
100원.
지금 100원뿐이라면 100원으로 뭐해? 하겠지만
그 시절 100원만 있어도 신나게 문구점으로 달려갔었지.
오랜만에 불량식품 몇 개 사서 먹으며, 어린 시절을 회상해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가 아닐까 한다.
요새는 온라인에서 불량식품 판매를 많이 하던데, 그것보다...
어린 시절 내가 가던 그 문구점으로 다시 한번 발걸음을 옮겨보는 건 어떨까?
여전히 문구점에서 불량식품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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