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버튼 감독의 영화, 빅피쉬>
팀 버튼 감독의 상상력을 좋아한다. 그 중 가장 좋아하게 되어버린 영화.
사실 최근 작들은 실망한 감이 없지 않아 있어서 다시 빅피쉬같은 작품이 나오길 바라고 있다.
"큰 물고기는 잡히지 않기 때문에 자기 길을 갈 수 있다."
<줄거리>
윌은 아버지(앨버트 피니)의 병세가 위독하다는 전갈을 받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평생 모험을 즐겼던 허풍쟁이 아버지는 "내가 왕년에~"로 시작되는 모험담을 늘어놓는다. 젊은 에드워드 블룸(이완 맥그리거)은 태어나자마자 온 병원을 헤집고 다녔고, 원인불명 '성장병'으로 남보다 빨리 컸으며 만능 스포츠맨에, 발명왕이자 해결사였다. 마을에서 가장 유명인사가 된 에드워드는 더 큰 세상을 만나기 위해 여행을 시작했고, 대책없이 큰 거인, 늑대인간 서커스 단장, 샴 쌍둥이 자매, 괴짜시인 등 특별한 친구들을 사귀면서 영웅적인 모험과 로맨스를 경험했다는데.
하지만 지금의 에드워드는 병상의 초라한 노인일 뿐. 마지막이 될 지 모르는 아버지 곁에서 진짜 아버지의 모습이 궁금해진 윌은 창고 깊숙한 곳에서 아버지의 거짓말 속에 등장하는 증거를 하나 찾아내고, 이제 '에드워드 블룸의 거짓과 진실'을 가려내기 위한 추적을 시작한다.
죽음, 더 큰 여행으로써의 시작!
인간이라면 결코 피할 수 없는 죽음을 아름답고 신비하고 환상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아버지는 환상적인 이야기로 사랑하는 아내를 세상 최고의 여자로 만들었고,
과거의 자신을 누구보다 열정 넘치는 굳은 의지의 진짜 남자로 만들었다.
아들에게만큼은 아프고 늙은 지금 모습보다
허풍속의 자신을 믿어주고 자랑스러워해 주길 바라는 맘이 아니었을까.
영화는 아버지의 허풍과 현실을 오락가락하며 전개된다.
영화의 결말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가족과의 이별.
그러나 아버지는 믿고 싶었다.
자신은 생명이 다해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바다로 나가기 위해 큰 물고기가 되어 또 다른 여행을 시작하는 것일 뿐이라고.
아무도 슬퍼하지 않도록.
영화마지막에 눈물 흘리며 슬퍼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들은 이미 아버지가 오늘밤을 넘기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아들은 깨닫는다.
왜 아버지는 자신이 싫어하는 거짓말 같은 이야기를 그토록 했던 것인지.
아버지는 자신의 환상적인 이야기의 결말을 아들에게 부탁한다.
깨달은 아들의 이야기는 아주 밝고 활기차다.
아들의 이야기 속에서 아버지는 큰 물고기가 되어 더 큰 바다를 향해
힘찬 지느러미를 흔들며 물속을 헤엄쳐 나간다. 모두의 행복한 배웅을 받으며.
문득,
‘어느 훗날 생명이 다해 죽음을 맞이하는 날이 오면 모든 게 끝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서 아버지는 종종 ‘물이 필요해! 몸이 바짝 말랐어!’ 라고 이야기한다.
이는 ‘나는 죽음을 준비하고 있어!’ 가 아닌 ‘나는 더 큰 세상으로 나가고 싶어!’ 이다.
그렇기에 아버지의 죽음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그가 그렇게 행복하게 상상속의 큰 물고기가 되어 더 큰 바다로 나아간다면,
더 이상 그와의 이별은 남아있는 이들에게 슬픔이 아닐 테니까.
빅피쉬는 어른들을 위한 아름다운 동화다.
나 역시 아직 더 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나가려고 한다.
아무쪼록 그 이야기에선 나도 누군가에게 세상 최고의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 믿으니까.
'어차피 모두가 큰 바다에서 만나게 될 테니까.'
"때론 초라한 진실보다 환상적인 거짓이 더 낫을수도 있다. 더군다나 그것이 사랑에 의해 만들어 진 것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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