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의 악순환, 용역]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나도 살기 위해…"
부산에 있는 한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이민우(29·가명) 씨.
3년 전 대학에 재입학했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 20대 초반에 대학교를 그만둬야 했던 이 씨였다.
학교를 그만두고 돈을 벌기 위해 직장을 다녔다. 하지만 고졸 학력으론 사회생활이 쉽지 않았다.
대학에 다시 입학한 이유다.
아직 졸업하려면 4학기가 넘게 남았다. 모든 걸 혼자 해결해야 하는 이 씨에게 대학 생활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지금 상황으론 제대로 졸업할지도 미지수다. 돈이 문제다.
가정 형편은 여전히 좋지 않다. 혼자 등록금과 생활비를 충당해야 한다.
경비업체인 줄 알고 간 곳이 용역 업체
‥ 중략 ‥
전세 관광버스를 타고 원주로 향했다.
도착해보니 만도기계 문막 공장이었다. 파업사태를 겪고 있는 건 나중에야 알았다.
게다가 통상적인 경비업이 아니었다. 노조원이 공장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일을 했다. 일명 '용역'이었다.
그게 지난 7월 27일의 일이었다.
이 씨가 이곳에서 맡은 일은 공장 정문에 서 있는 일이었다.
'security'라고 적힌 방패 하나만 주어졌다. 아무런 보호 장비도 받지 못했다.
그나마 이 씨가 공장에 들어올 당시, 노조원들은 휴가 중이라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8시간 일하고 8시간 잠잤다. 나머지 8시간은 대기시간이었다.
말이 대기시간이었지 사실상 일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정해진 장소에서 대기하고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일이 터지면 곧바로 달려가야 했다. 사실상 16시간을 일하는 셈이었다.
‥ 중략 ‥
등록금 걱정에 '울며 겨자 먹기'로 2주를 이곳에서 버텼다. 하지만 더는 버티기 어려웠다.
언제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그렇게 일하고도 돈을 제대로 받지 못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었다.
‥ 중략 ‥
이 씨는 그간 언론에서 자신을 '용역 깡패'로 이야기하는 것을 두고 답답하다고 했다.
이 씨는 "폭력이 정당화될 수는 없지만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 씨는 "폭력적이지 않은 아르바이트생과 갓 스무 살 넘은 대학생들은 두려움에 떨며 근무를 선다"며
"그리고 긴급 상황에 놓여있을 때, 살기 위해 봉을 휘두른다"고 밝혔다.
이 씨는 "물론 우리는 비판받아 마땅한 사람"이라면서 "하지만 우리 역시 안타까운 사람들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 중략 ‥
기사원문 출처 : 프레시안 <대학생인 나는 왜 '용역 깡패'가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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