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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Literacy (Amoeba)

쌍용차 사태, 또 다른 ‘도가니’

“쌍용차 사태는 한국사회의 또 다른 ‘도가니’입니다”

책 <의자놀이>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작가 공지영씨가 꺼낸 말입니다.

2009년 쌍용차 노동자 2646명의 정리해고와 77일 동안의 옥쇄파업,

경찰의 강제진압과 뒤이은 해고노동자 및 가족 22명의 죽음을 다룬 르포 <의자놀이>.

 

 

책 <의자놀이>의 첫 장을 넘기는 순간 목 끝까지 차오르는 울분과 먹먹함은 끝장을 덮는 순간까지 계속되었습니다. 

남편은 무급휴직자가 되어 집으로 돌아왔다. 모든 것이 바뀌어 바렸다. 남편은 평소처럼 아침 일찍 일어났으나 갈 곳이 없었다.

-중략-

아내도 남편도 아이들도 말이 더 적어져 갔다. 남펴은 대개는 술에 취해 들어왔고, 가끔 화장실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날 서미영 씨는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일찍 들어와 달라고 부탁을 했다. 평소에 말수가 적던 아내가 보고 싶다는 말을 하자 임성준 씨는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아내는 평범하게 그를 맞았다. 아무것도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의 풍경이었다. 아이들은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서미영 씨는 무심한 걸음걸이로 베란다로 다가가 문을 열고 그대로 앞으로 나갔다. 그녀의 몸은 허공에서 한바퀴를 돌아 아파트 아래 콘크리트 바닥으로 떨어졌다. 삶과 죽음 사이, 아무리 평소에 자살을 연습했던 사람이라 해도 한순간쯤은 망성일 그 간격을 그녀는 풀쩍 뛰어넘었다. 마치 오래전부터 거기에 다른 방이 있었다는 듯 스스럼없는 몸짓이었다.

공지영, <의자놀이> p19~20

 

원고인 노동조합의 패소로 결정된 지 얼마 후 22번째 희생자가 자신의 아파트에서 투신한다. 판사들의 말에 따르면, 어떤 사건, 어떤 흉악범에게든 사형선고를 내리고 나면 한동안 인간으로서 많이 힘들다고 한다. 인간으로서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 판결로 인해 오직 쌍용자동차가 인생의 전부였던, 세상에 의지할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없는 노동자가 바람 찬 봄밤 23층에서 몸을 던졌다는 것을 그분은 알까. 그것은 눈에 보이지 않고 들리지도 않아서 더욱 잔인하고 조용한 사형선고였다는 것을.

공지영, <의자놀이> p82 

 

 

당신은 쌍용차 사태를 기억하고 계십니까?

 

상하이자동차가 악의적이고 조직적인 기획부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쌍용차를 인수했고

여기에 굴지의 대형 회계법인이 회계조작을 한 의혹, 노무현 이명박 정부의 특혜, 방관 동조 의혹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쌍용차의 대량 정리해고 사태가 촉발됐습니다.

 

 

사측은 희망퇴직을 종용했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그들은 정리해고라는 통보를 받습니다.

이렇게 같이 땀 흘리고 일한 동료들은 정리해고로 한 순간 ‘산 자’와 ‘죽은 자’로 나뉩니다.

 

2009년 5월 8일 사측은 노동부에 2405명에 대한 정리해고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팩스 한 장으로 2405명 해고신고서를 받아주는 것이 노동부의 역할이냐.”

 

노동자의 울분에 돌아오는 대답은 한마디였습니다.

“아쉽다.”

 

공교롭게도 어버이날 2405명의 노동자들은 정리해고를 당했습니다.

지금까지도 끝나지 않은 그들의 투쟁과 외침.

 

그리고 2009년 5월 13일, 정리해고가 철회되지 않는 한 내려오지 않겠다는 결의로 70미터 상공 굴뚝에 세 사람이 올랐습니다.

2009.5.22 전면총파업 돌입

2009. 6. 26 총파업 이후 첫 충돌

 

동료가 살겠다고 데모를 하는데, 어제까지 함께 웃고 일했던 자들이 쇠파이프를 들고 볼트를 쏘아댄다.

 

살인진압

 

 

 

 

 

사측 임직원과 노조의 충돌. 그리고 이어지는 경찰병력의 투입으로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는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넙니다.

헬기로 최루액을 살포하는 것은 물론 테이저건 사용과 노조를 향한 무자비한 구타와 폭력은 할말을 잃게 만들었습니다.

부상자가 속출했지만 사측은 도장공장에 전기 공급 중단과  물, 음식, 의료진조차 금지시키며 최소한의 인간이기를 포기했습니다.

 

2009년 4월 8일 첫 번째 죽음

2009년 5월 27일 2번째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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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30일 22번째 죽음

 

22명의 목숨이 잃었지만 지금까지 철저히 외면당하고 온갖 거짓과 정부의 수작에 놀아나고 있는 노동자들의 외침.

 

‘대한민국’에서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는 쌍용차 정리해고에 대한 청문회가 지난 20일 열렸습니다.

 

평택공장 점거농성 진압 책임자였던 조현오 당시 경기지방경찰청장에게 권총형 전자충격기(테이저건) 사용 등

과잉진압에 대한 책임을 따져물었지만, 조 전 청장은 끝까지 잘못을 시인하지 않았습니다.

 

“테이저건을 얼굴에 쏴도 되느냐”

“빗맞은 것”

 

 

어이없는 대답만 늘어놓은 조현오 전 청장의 조금의 반성도 보이지 않는 태도에 다시 한 번 분노했습니다.

뻔뻔한 조현오.

 

평화적 노사협상 타결이 임박한 상황을 알고도 경찰력을 투입했다는 경찰 고위 관계자의 증언도 나왔습니다.

똑같은 노동자들을 의자를 차지하는 자와 의자에서 쫓겨나는 자로 나누는 자본의 잔인한 속성.

쌍용차 사태를 보면서 ‘유령’과 ‘의자놀이’ 두 단어가 떠올랐다는 공지영 작가의 말이 가슴을 지긋이 누릅니다.

잊혀져가고 있는 쌍용차 노동자들의 눈물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될 우리 모두의 일입니다.

 

ⓒUtokpia_Michelle

utokpiamichelle@gmail.com


   

쌍용자동차 희생자추모 및 해고자복직 범국민대책위원회

http://victory77.jinbo.net

 

쌍용차 해고노동자와 가족들을 위한 심리치유센터 ‘와락’

http://thewar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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