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 파업 사태 이대로 지켜볼 것인가
<문화방송>파업이 한달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다. 파업이 시작된 것은 김재철 사장이 황희만 이사장을 부사장으로 임명하면서부터다.
김 사장은 애초에 황희만 이사장 등의 2선 퇴진을 노조에 약속했다. 하지만 김 사장은 노조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으며 그의 첫 신뢰 역시 처참히 깨졌다.
김 사장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듯하다. 회사의 리더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신뢰감이다. 김 사장은 이 신뢰감을 직접 깨는 무모함을 보였다.
애초부터 김 사장을 둘러싼 문제는 한 두 개가 아니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문화방송사장 임명 당시 많은 논란을 가져왔다.
YTN을 시작으로 한국방송까지 이어지는 낙하산 사장 임명은 노조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지금 문화방송 사장까지 낙하산 사장으로 임명되면서 방송의 독립성의 위기가 커졌다. 또 김우룡 전 이사장이 문화방송 인사에 권력 핵심부가
개입했음을 시사하는 ‘조인트 발언’을 함으로써 이명박 대통령의 방송사 길들이기는 사실로 드러났다. 김 사장은 김우룡 전 이사장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고 큰 소리 쳤지만 아직까지도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어쩌면 문화방송 노조의 이번 파업사태는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파업은 점점 더 커질 양상으로 보인다. 어제는 기자 등 보도 부문의 250여명이 실명을 걸고 사장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조합원들의 항의단식도 이어지고 있다.
문화방송의 노조 뿐만 아니라 김 사장 퇴진에 대한 각 시민단체의 지지가 이어지고 있으며, 시민들의 성금 역시 1억원을 넘어서면서 문화방송 노조에 힘을 실어 넣고 있다.
낙하산 사장 임명 때마다 그들이 선택했던 ‘막무가내식 버티기’가 이번에는 쉽게 통하지 않을 것 같다.
이제까지 낙하산 사장 임명을 지켜봐온 온 많은 사람들이 불편한 심정을 가지고 있는 와중에 공영방송 중 하나인 문화방송 사장까지 낙하산을 앉히려는 모습이 영 좋게 보이지 않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문화방송 노조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는다.
문화방송 파업을 해결하는 방법은 단 한가지다. 김 사장이 잘못을 인정하고 스스로 물러나는 것 밖에 없다.
그 전에 결코 노조가 물러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사건을 더 키우기 전에 한 때 젊은 열정을 다해 몸담아 일했던 문화방송에 대한 마지막 예의를 지키길 바란다.
끝까지 버틴 다고 해결 될 일이 아니다. 문화방송 노조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원하고 있다.
위의 글은 정확히 2010년 5월 4일에 썼던 글이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우스울 만큼 그 모습이 닮아 있다.
사진출처- MBC노동조합 홈피
MBC노동조합이 지난 30일부터 본격적으로 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파업이유를 보면 약2년 전의 파업사태와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2년 전 그들은 김재철 사장이 황희만 이사장을 부사장으로 임명한 것에 반발해 파업을 했다. 그리고 현재 더 이상 세상 돌아가는 진실을 전할 수 없으며,
<피디수첩>이 우리 시대의 진정한 목격자 역할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파업에 돌입했다.
겉으로 보기엔 파업 이유가 다르게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 맥락은 같아 보인다.
MBC가 진정한 목격자 역할을 할 수 없다는 내면에는 김재철 사장이 있다.
MB정부에 들어서면서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은 친정권 성향이 강한 인사들을 자리에 앉히기 시작했다.
김재철 사장도 그 중 한명이다. 그가 자리에 앉은 뒤부터 MBC집안은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MBC의 뉴스 보도 성격은 완전히 친정권적 성향으로 바뀌었고, 사회 문제를 고발하는 대표 프로그램인 <피디수첩>도 제 성격을 잃기 시작했다.
그렇게 MBC는 MB정부의 맞춤형으로 점점 변해갔다.
이것은 비단 MBC의 문제만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같이 침묵하고 있다.
언론의 가장 기본이 되는 공정성이 훼손된지 오래지만 모두들 눈치만 보고 있다. 그래서 이번 MBC노조파업은 눈여겨볼만 하다.
왜 그들이 시청자와의 약속인 방송을 포기하면서까지 파업이라는 극단의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가.
지금까지 조용히 있었으면서 왜 이제 와서 그러는 거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파업때문에 방송을 못봐 불만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자성하고 석고대죄하는 그들의 용기에 박수 쳐주고 싶다.
더 이상 국민들을 속이며 기만하는 뉴스를 만들 수 없었다는 그들.
여전히 김재철 사장은 침묵하고 있다.
늦었지만 더 이상 정부의 꼭두각시 노릇을 포기한 MBC노조들에게 이번 파업만큼은 물러서지 말고 꼭 승리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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