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해? 밖에 비오네... ”
“...”
“...”
전화를 끊고 방 한 켠에 누웠다.
잠이 오지 않아 뒤척임은 계속되고 생각은 눈덩이처럼 커지기만 한다.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괜히 책장을 한 번 바라본다.
그때 눈에 띈 건 그때 읽었던 한권의 책.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이 책을 산건 아마 1년 전 쯤 이었던 것 같다.
대학생... 취업준비생... 그리고 청춘...
나를 수식하는 수많은 단어들이 무거운 짐이 됐었던 그 때.
‘뭐야 이거 제목이 왜 이래?’ 조금 웃기기도 했던 이 책 제목 때문에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구입했었다.
그리고 지금. 다시 이 책에 손이 갔던 건 왜 일까.
아마 나는 그 때의 내가 받았던 위로를 또 받고 싶었나 보다.
위로의 가장 큰 힘은 공감이다.
그 얘기가 마치 내 얘기 같아서 웃다가 울다가 공감하고 그러다보면 어느 새 마음이 편안해지는 책.
이 책은 기존의 청춘에게 보내는 책처럼 취업에 관한 조언을 해주는 책이 아니다.
‘힘들지? 청춘이니까 힘든 거야 그러니까 참아.’
사실 모든 청춘들의 책이 이렇게 애기하고 있지 않은가.
청춘들의 멘토라는 이름으로... 책임감 없이 무심코 말만 던져버리고 마는 그런 책들이 많다.
이 책은 그러니까 청춘이니까 무조건 참고 무조건 괜찮다고만 하는 은근한 압박이 없어서 좋았다.
그저 우리 나이 때쯤 겪었을 혹은 지금 저자도 겪고 있는 경험을 조용하고 담담히 읊조리고 있을 뿐이다.
그 읊조림에는 공감이라는 위로가 깔려있다.
한 번도 만난 적도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는 누군가가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
바로 공감의 힘.
모든 청춘 책에 담긴 취업이라는 흔한 양념도 없다.
그래서 좋았다.
취업! 취업! 취업! 결국 우리를 취업준비생들로 만든 건 쉽게 말해버리는 누군가의 말과 청춘의 이름을 빌려 쏟아져 나오는 취업준비생을 위한 책들이다.
아파야만 청춘이라는 이름을 허락해주는 사회.
그리고 나가 아닌 타인이 바라보는 시선.
결국은 그 속에서 곪아버린 내 마음의 문제.
밖에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다. 바람이 분다.
비를 막아주는 긴 우산과 가방 속 책 한권.
오늘 더 이상 내게 필요한 것은... 없다.
ⓒUtokpia_Michelle
'Knowledge Archive (Stalk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공부방 (2) | 2012.04.06 |
---|---|
[책]우리는 무엇에 미쳤나? "책에 미친청춘을 읽고" (1) | 2012.04.06 |
[조언] 새내기 대학생들을 위한 조언 #3. 독서, 블로그를 통해 나의 꿈다듬기 (0) | 2012.03.28 |
성선설 vs 성악설, 나의 관점으로 본 성선설 (3) | 2012.03.27 |
손으로 전하는 마음, 너에게 쓰는 편지 (3) | 2012.03.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