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서 일하다 뇌종양(교모세포종) 진단을 받고 투병해 온 이윤정씨가 7일 오후 8시 경 사망했습니다.
삼성회사에 입사하기 전 건강검진에도 아무 이상이 없고 가족력도 없는 윤정씨가 입사 6년 만에 악성 뇌종양 판정을 받았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단란하게 살아가던 가정을 하루아침에 풍비박산 낸 것일까요.
그녀의 8살, 6살난 아들 딸아이는 엄마가 죽었다는 사실을 아직 이해하지도 못했습니다.
엄마의 영정사진 앞에서 어리둥절하게 웃고 있는 어린 딸의 모습이 너무나도 마음을 무겁게 만듭니다.
윤정씨의 마지막 부탁이 남부럽지 않게 아들, 딸을 공부시켜 달라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공부를 잘했음에도 집안사정이 어려워 상고를 졸업 한 후 바로 공장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는
윤정씨는 열아홉의 나이로 삼성반도체에 입사했습니다. 그 후 6년간 고온테스트 업무를 맡았습니다.
삼성은 바쁘게 돌아갔고 실수를 용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불량을 발견하지 못하면 지나친 타박을 들었고 손톱만한 반도체 칩이 불량인지 가려내기 위해
최대한 얼굴을 가까이해 들여다봐야 했다고 합니다.
얼마나 독한지, 손으로 만지면 피부가 벗겨지고 그 손으로 얼굴을 만지면 발진이 돋았다고 합니다.
고온의, 화학분진이 날리는, 한마디로 ‘독’ 안 에서 일한 것입니다.
ⓒ프레시안
반도체와 백혈병의 관련은 종종 들려오던 사실입니다. 하지만 반도체 공장이 다 같은 것은 아닙니다.
지금까지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에 접수된 직업병 피해제보자는 154명에 달합니다.
그 중 삼성 직업병 피해제보자는 137명이고 지금까지 55명이 사망했습니다.
154명중 137명이 삼성...... 무엇을 의미할까요.
가난한 집안에 태어나 어릴 때 삼성에 들어가 초일류기업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일해왔다는 근로자들. 그
들은 환경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입도 뻥긋 못하고 묵묵히 일만 하다가
백혈병, 암, 재생불량성빈혈, 뇌종양 등등의 수많은 병에 걸렸습니다.
'너희들은 로봇이나 마찬가지다. 쪼인트를 까면 까는 대로 움직이기만 해라.'
자료조사중 찾은 상사가 보낸 메일 내용입니다.
삼성의 ‘기업이념’ 일까요?
지금에 와서 산재를 인정받기 위해 싸우는 개인들은 거대한 초일류 기업 앞에 맥없이 무릎을 꿇고 있습니다.
그 희귀한 백혈병이 삼성에서만 100명에 육박하는 피해자가 나오고 있으며
하혈, 생리불순, 구토, 피부병이라는 증상들을 보고도 삼성은
‘증거를 가져와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습니다.
삼성이 직접 실시한 서울대 산학협력단의 작업환경조사에서는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의 화학물질 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사를 한 5라인에서 사용되고 있는 99종의 화학물질 중 59종은 언제부터 사용했는지도 모르는 등
관리가 부실했으며 10종은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성분자료조차 확인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발표가 있은 후, 삼성이 해명하기를. ‘서울대에서 발표한 결과 중 일부는 사실이 아니며,
이는 '커뮤니케이션의 오류'로부터 빚어진 오해다.’.........
떳떳한 삼성이 도대체 왜 외롭게 싸우는 개인에게 10억이라는 위로금으로 묵인을 요구하며,
왜 방송은 55명 째 죽어가는 현실에 대해서 외면하고 있는 것일까요?
삼성이라는 거대 기업이 언론과 입막음에 쓰는 수천억의 아주 일부마저도
당신의 가족들의 목숨을 책임지는데 쓰여지지 않는 현실.
그들이 뺏어가고 있는 근로자들의 삶, 꿈, 행복, 아주 소소한 가치들 까지..
삼성은 이 모든 것을 보상하기에 너무도 멀리 도망쳐 버렸습니다.
또 하나의 가족. 삼성이 그 가족에게 주는 것은 고통과 절망, 죽음과 눈물.
그리고 돈.
그들이 뺏은 행복과 일상의 자연스러움을 어떻게 보상할 수 있을 까요?
돈이 아니라 진정한 사과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제는 깨달을 때 입니다.
삼성은 무재해 사업장으로 한 해에 143억원의 산재보험료 감면을 받고 있습니다.
돈 많은 삼성이 143억원을 벌기위해 무재해를 직접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143억원은 가족들의 목숨 값이 되는 걸까요?
삼성은 노동조합이 없습니다. 어떤 목소리를 숨기기 위함일까요? 또한 근로복지공단도 삼성편입니다.
이윤정씨는 투병 내내 삼성과 ‘산재’로 싸우다 결국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불승인 판정을 받고,
법원의 방치로 8개월이 넘는 기다림 속에 생명을 다했습니다.
이제는 제발 멈춰야할 죽음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Utokpia-Joeun
관련 사이트
[뉴스]'또 하나의 가족'이라더니, 암환자에게 '백지 사표'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731831
[뉴스]'삼성에 없는 단 한가지 '사람 냄새'
http://news.sportsseoul.com/read/economy/1039217.htm
[블로그] 삼성 반도체 백혈병 사망에 입다문 언론들
[블로그] 삼성 백혈병 노동자 산재 인정 '유미야, 아빠가 약속 지켰다'
http://uninanum.tistory.com/447
[블로그] 백혈병을 '털고 싶은' 삼성의 진심은?
삼성 백혈병 문제에 대한 생각을 담은 블로그
[블로그] 이슈타파
삼성 백혈병 털기
[카페]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삼성 반도체 노동자들의 카페. 삼성 반도체 집단 백혈병 진상 규명과 노동 기본권 확보를 위한 공간
http://cafe.daum.net/samsunglabor
[뉴스] '죽음의 반도체 공장' 1
"딸이 죽어가는데 500만 원, 귀싸대기를…"
[뉴스] '죽음의 반도체 공장'4
"뽀얀 피부 예쁜 눈의 그녀, 마비된 손으로..."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30101102075908&Section=03
[뉴스] '죽음의 반도체 공장'5
"'가까이 하면 고자된다' 알면서도..." - 아우슈비츠 독가스 다루는 반도체 공장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30101109105950&Section=02
[뉴스] '죽음의 반도체 공장'6
"하혈하고 생리 거르더니 백혈병".. 우리가 정말 무식해서일까?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30101116081700&Section=03
[뉴스] '죽음의 반도체 공장'7
"자식 잃은 부모 앞에서 삼성은 돈 이야기만 했죠"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30101123140501&Section=02
[뉴스] '죽음의 반도체 공장'8
[뉴스] '죽음의 반도체 공장'9
"뼈가 녹는 느낌에 삼성에 문의했더니 답은..." 반도체 산업과 싸우는 사람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30101207095015&Section=02
[영상] 시사 요리사 '찜' - 내 딸의 죽음과 '삼성 반도체'
http://www.youtube.com/watch?v=JpMR8saOkl0
'News Literacy (Amoeb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회] 부모소득에 따라 달라지는 자녀의 꿈? (2) | 2012.05.26 |
---|---|
[사회]대학생 피 빨아먹는 '불법 다단계' (0) | 2012.05.23 |
[사회]동물 보호법, 지금 상태로 괜찮을까? (3) | 2012.05.16 |
[사회] 스펙스트레스 받는다 86.8% (1) | 2012.05.12 |
[교육]조기교육 NO! 적성검사 YES! (0) | 2012.05.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