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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Literacy (Amoeba)

[사회] 다름의 인식 부재, 왕따 부추긴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틀리다고 말할 것이 아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해주어야 한다. 불행하게도 우리사회 곳곳에 침투해 있는 소통의 부재는 갖가지 화를 부른다.
 하나하나 열거하기에는 수도 없이 많겠지만 그중 하나가 우리사회의 구성원들을 아프고 힘들게 하는 ‘왕따’문제다.
 왕따는 기본적으로 집단속에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조직이나 집단이 인정해주지 않음’으로서 생기는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가령, 수업시간중 질문을 하지 않은 학생들이 대다수라고 볼 때 질문을 자주하는 학생은 곧 왕따가 되기 1순위로 꼽히기 십상이다.


 


 2003년 어느 여름, 필자가 고등학교때 수업시간이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주입식 교육이 활성화된 터라 학교 선생님이 교탁 앞에서 강의를 하면 학생들은 노트에 그 내용들을 적기 바빴다. 그런 분위기 속에 학생들은 질문할 틈이 없었을 뿐만 수업 내용을 몰라도 그냥 고개만 끄덕이며 원만히 수업이 진행되기만을 바랐다. 필자도 그런 부류의 학생들이어서 어쩌면 학창시절을 외롭게 지낼 뻔한 ‘왕따’를 직접 당해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키 작고 가장 앞자리에 앉은 동수(가명)라는 학생은 수학시간 끝날 무렵이면 ‘이 때다 싶어’ 선생님께 질문을 하는 것이었다. 솔직히 말한건데 그는 수학에 관심이 많았고 열의를 보였던 학생이었지만 학업성적에는 그리 높진 않았다.
 그의 잦은 질문 때문에 수업이 끝나는 시간이 늦어지는 날이 비일비재했다. 당연히 그를 바라보는 대다수 학생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았다.
 그가 질문 할 때면 ‘성적도 낮은데 뭘 그렇게 물어보냐’, ‘키도 작은데 그냥 조용히 있어’, ‘이제 좀 쉬자’라는 비아냥의 어투가 교실 분위기를 장악해버렸다.
 학기 중간쯤 지나자 이미 동수는 ‘왕따’가 되어버렸다. 점심시간이 되어서도 혼자 밥먹기 일쑤고 쉬는 시간에는 혼자 공부를 하곤 했다. 물론 왕따가 되기 이전에도 반에서 그렇게 활발한 성격이 아니어서 동수가 왕따가 된 것에 실감하지 않은 눈치였다.
 당시 그를 몰래 지켜본 나로서는 ‘학생들이 그동안 눈치를 줬으면 알아서 잘하지’ 라는 생각이 팽배해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내 나이 26살에 돌이켜 보면 학생뿐만 아니라 배우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모르는건은 당연하다. 모르는것을 선생님께 물어보는 것은 배우는자의 본분인 지적함양으로서 지극히 평범한 일일지도 모른다. 오늘날, 그 평범한 진리를 고등학생때는 왜 깨닫지 못했는지 후회가 치밀어 오를 뿐이다.

 소통의 부재로 인해 생기는 다양한 사회적인 문제는 우리 사회가 한 발짝 발전하는데 더디게 만든다. 그뿐만 아니라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는 민주주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오늘날 한창 신문 1면을 장식한 어느 연예인의 왕따 소식, 정치인들의 소모적인 발언들을 보면 다름을 인정해 주지 않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는 것을 절실히 보여준다.
 우리사회가 상대방의 의견에 대해 들어주지 않는 이런 경직된 분위기가 팽배해 있는 이상 ‘창의력’, ‘상상력’의 부재는 필연적일 수 밖에 없으며 ‘왕따’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가 없게 된다.
 대다수의 사람 ‘그렇다.’고 할지라도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을 항상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간혹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이 있더라도 나와 다른 행동을 하더라도 우리는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는 미덕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