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빠진 대한민국, 더 이상 통로가 안보인다.
학교를 가기 위해 이른 아침 지하철을 탔다. 무더운 여름 폭염이 지속되다보니 온몸에 땀방울이 맺혀 시원한 에어컨이 있는 지하철로 황급히 달려갔다.
다행히 빈자리가 몇 몇 있어 금새 자리를 차지해 편안히 학교를 향했다.
시간이 지나자 지하철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붐볐다. 지하철 구석에 앉아 내가 책을 읽고 있는 와중에 사람들은 하나같이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옆에 있는 사람을 힐끔 쳐다보니 카카오톡으로 무언가 열심히 타자를 치고 있는 중이었다.
카카오톡에 온통 신경을 써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까먹은지 나는 괜히 묻고 싶은 심정이 생겼다.
우리사회에 스마트폰이 보급된지 어언 3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보급률이 가파르게 상승해 영,유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국민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폰 중에서 가장 인기있는 어플리케이션이라 할 수 있는 카카오톡은 국민메신저라 불릴 만큼 그 인기도는 타의 추정을 불허한다.
학교수업시간, 누군가 기다리는 시간등 틈만 나면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고 카카오톡을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카카오톡 메시지의 알림소리를 켜놓은 사람들은 새 메시지가 올 때 마다 매순간 스마트폰을 확인해야한다.
대화내용도 ‘오늘 밥먹었어?’, ‘같이 먹자’, ‘오늘 10시 재미있는 프로그램 뭐야?’등 별 쓸데없는 잡담들이 수두룩하다.
특히 수십명이 한 그룹창에 초대되었을 때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잡담으로 자신의 해야할일에 방해가 되는 일이 다반사다.
그래서 나는 아에 카카오톡을 무음, 무진동으로 해놓았다. 메시지가 오더라도 내게 꼭 필요하거나 답장을 해야하는 메시지만 골라서 확인을 한다.
그전에는 카카오톡의 알림소리에 공부에 제대로 집중이 안되는 시간이 많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우리 일상은 이렇게 스마트폰에 노예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톡 뿐만 아니라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각 포털사의 메인 뉴스를 확인하는 사람들은 잠시라도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조금이라도 빈 시간이 있으면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 뉴스를 검색하는 것은 일종의 ‘ 루 일과’가 된 셈이다.
특정 기계를 통해 수시로 정보를 확인하고 머릿속에 주입하는 것은 인간의 피로도를 더욱 누적시킨다.
쉬는 시간에 충분히 몸을 쉬어야 하는 시간에 카카오톡 알림소리, 다른 어플리케이션의 알림 소리등에 스스로가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에 빠져들게 만든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우리사회가 좀 더 편리해지고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효율성이 높아진 만큼 우리업무 시간은 거의 무한대로 가까울 정도로 많아졌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주말나들이를 갈 때도 시도 때도 없이 쏟아지는 상사의 메시지는 이제 나들이라는 개념 자체를 바꾸어 놓았다. 주말 회사 밖에 있에 시간에 스마트폰을 통해 추가업무를 보느라 주말이 마치 평일의 연장선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만든다..
이는 분명 좋은 현상은 아니라고 본다. 각박하고 빠르게 흘러가는 정보화시대에 거기에 발맞추어 우리의 일상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빠르게 변한다는 것은 일을 빨리 마치고 쉬는 것이 아니라 더 빨리 일을 마쳤으면 다른 일을 처리해야하는 것이 되었다.
비단 카카오톡뿐만 아니라 우리는 하루종일 스마트폰을 통해 머릿속에 특정 정보를 주입시키고 있다. 과연 이 정보가 우리삶에 얼마나 위대한 일을 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단언컨대 우리가 해야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쓸데없는 정보에 괜히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쳐있지는 않은지 다시 생각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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