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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오늘의 이슈

[미디어]개그맨 지망생을 성폭행범 만든 <조선>

 

<조선일보>가 나주 7세 여아 성폭행 사건 용의자로 보도했던 사진이 해당 사건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평범한 시민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피의사실이 확정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신문에 용의자 얼굴부터 싣고 보는 일부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 관행에도 강한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나주 초등생 성폭행범의 '얼굴'을 보도한 <조선일보> 1일자 1면. 그러나 이 사진은 엉뚱한 사람의 것이었다(조선일보가 범인으로 지목한 왼쪽 인물은 오마이뉴스가 모자이크 처리했다.)

 

사진 주인공은 성폭행 용의자 아니라 개그맨 지망생
<조선일보>는 1일 자사 신문 1면에 '범인 고ㅇㅇ의 얼굴'이라는 제목으로 모자이크 처리되지 않은 얼굴 사진을 실었습니다. 사진에는 '나주 초등학생 성폭행범 고ㅇㅇ'이라는 설명을 곁들였습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사진의 주인공이 나주 초등학생 성폭행범과는 관련이 없다는 주장이 한 포털사이트에 실렸습니다.

'송승연'이라는 누리꾼은 자신의 실명을 밝히며 '네이트 판 세상에 이런일이' 게시판에 "제 친구사진이 나주 성폭행범 사진으로 도용됐다"면서 조선일보에서 실은 사진의 원본을 공개했습니다. 이 누리꾼이 첨부한 사진에는 조선일보가 보도했던 사진에서 잘려나갔던 배경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그는 "사진 원본은 친구에게 직접 받은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포털에 올라온 누리꾼의 반박글. 이 누리꾼은 <조선일보>가 1면 사진으로 사용한 사진의 원본을 올려, 얼굴이 공개된 사람은 나주 초등학생 성폭행 용의자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조선일보에 의해 범인으로 지목된 왼쪽 사람의 얼굴은 오마이뉴스에 의해 모자이크 처리됐다.)

 

이 누리꾼은 "경황이 없다"면서 "친구는 이 상황을 어찌해야 할지 몰라서 일단 경찰서에 문의하러 가있는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신문사에 전화해봤더니 사진은 내려준다고 했지만 이미 포털사이트에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퍼진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에도 해당 언론사인 <조선일보>에서는 정정기사 여부에 대해 즉답을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누리꾼은 "제 친구는 생매장 당하게 생겼는데 정정기사도 안된다, 실수다라는 말만 들려오니 친구입장으로선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사진의 주인공인 제 친구는 개그맨 지망생"이라며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고 죽고싶다는 말까지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조선일보> 측은 이날 오후 3시께에는 대표전화를 통해 "항의전화를 많이 받고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지금은 토요일이라 당직기자가 없어 내일이나 되어야 뭐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나 논란이 확산되자 5시께 "오보가 맞다"면서 "지금 대책을 강구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조선일보>는 지난 7월 19일에도 태풍 '카눈' 관련 사진이라며 1면에 보도한 해운대 앞바다 사진이 지난 2009년에 찍은 사진으로 밝혀져 정정보도한 바 있습니다.

"강력범 사진을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싣다니"
누리꾼들은 대체로 댓글을 통해 얼굴이 공개된 시민을 걱정하는 한편 정확한 확인도 없이 잘못된 사진을 공개한 <조선일보>을 비판하는 반응이었습니다.

네이트 아이디 '세상에'는 "이건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라며 "(얼굴이 공개된 시민이) 심한 충격으로 정신에 후유증이라도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댓글을 남겼습니다. 아이디 '이상민'은 "저런 강력범 사진을 1면에 실으면서 사실관계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면서 "언론사가 가져야 할 도덕적, 윤리적 의무를 모두 저버릴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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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을 위한 언론의 추악한 욕심이 낳은 결과입니다.
특종만을 의식해 가장 기본적인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성급한 보도로 애꿎은 시민만 희생되었습니다.
앞다퉈 보도 전쟁보다 기본적인 언론의 의무를 먼저 생각해야할 것입니다.

 


YTN, 조선일보 나주 성폭행범 사진 오보 논란

경인일보, 조선일보, 나주 초등생 성폭행범 고종석 얼굴사진 오보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