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애니팡’의 인기가 폭발적이다. 지난 7월30일 출시된 뒤 불과 40여일 만에 가입자가 1200만명을 넘었다. 대한민국 국민 5명 중 1명이 이용자인 셈이다. 동시접속자는 200만명을 넘었다. 국내 모바일, 온라인게임 중 동시접속자 200만명을 기록한 게임은 지금까지 없었다. 사실 ‘애니팡’은 게임 자체로는 그리 특별한 것이 없다. 화면 속 여러 개의 그림 중 똑같은 동물 그림 3개를 가로세로 일렬로 맞춰 점수를 따는 방식이다.
이런 종류의 그림 맞추기 게임은 시중에 수백 개가 나와 있을 정도로 흔하다. 진짜 흥행요소는 게임 밖에 있다. 애니팡은 제한시간 안에 문제를 풀고 그 결과로 서열이 매겨지는 한국의 입시 제도를 그대로 본떴다. 게임을 한판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분, 그사이 누가 더 높은 점수를 따느냐로 순위가 결정된다. 연속적으로 퍼즐을 맞추는 콤보 기술을 사용하고, 폭탄 아이템을 사용해 단번에 점수를 획득하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1분 안에 점수를 많이 내는 사람이 이긴다. 보통 다른 게임은 퍼즐을 다 맞추면 다음 판으로 넘어가는 방식인데, 이 게임은 잘하든 못하든 1분만 지나면 게임의 결과가 나온다.
순위가 높을수록 화면에 자주 노출되고, 친구들의 부러움을 산다. 반대로 점수가 낮으면 등수를 높이기 위해 더욱 게임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게임을 많이 하는 사람에게 점수를 후하게 주는 가중치 적용도 입시방식과 비슷하다.
그런데 이 게임은 카톡 친구들을 피곤하게 하고 있다. 애니팡에선 게임을 한판 하려면 ‘하트’라는 일종의 게임머니가 필요하다. 하트는 8분 동안 게임을 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지급되는데, 그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는 이용자는 돈을 주고 구입하든지, 다른 사람에게 홍보문자를 보내면 하나씩 받을 수 있다.
시도 때도 없이 날아오는 문자 때문에 카카오톡 이용자 사이에선 ‘하트 노이로제’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포털 게시판에도 애니팡 하트 차단방법을 문의하는 질문들이 넘쳐난다. 업계 관계자는 “잘나가는 대박 게임은 늘 그 사회를 관통하는 문화적 특징을 담아왔다”며 “리니지의 혈맹에서 한국 사회의 권위주의가 드러났고, 스타크래프트의 속도감은 한국인의 빨리빨리 정신을 자극했다면, 애니팡은 ‘다른 사람을 이기고 싶다’는 특유의 경쟁심을 부추겨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런 점에서 애니팡의 인기는 씁쓸한 경쟁시대의 자화상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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