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Nocut news>
차기전투기(FX), 제대로 결정하라
차기전투기(FX)사업이 큰 암초에 직면했다. 방위사업청이 최종 선택지를 두고 2년 가까이 결정을 미루어 온데다 애초 목표를 충족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조 단위의 거액을 사회적 합의를 거치지 않은 채 섣불리 결정한다면 여론의 질타도 감수해야하는 상황이다.
최종 낙점된 전투기는 4년 뒤 실전에 배치돼 적어도 20년은 한반도의 하늘을 지키게 된다. 우리군은 이번 FX사업에 총 60대의 전투기를 8천 3천 억 원에 구매하려고 했다. 운영비 까지 합치면 족히 30조 가까이 드는 대형 사업이다. 이처럼 차기전투기사업은 예산 규모에 걸맞게 우리군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
차기전투기사업에 참여한 업체는 세 곳이다. 미국 보잉사의 F-15SE,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F-35A,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등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16일 마지막 가격입찰에서 F-35A와 유로파이터는 탈락했다.
<한겨레> 신문에 따르면 우선 제기되는 것은 절차상의 문제다. F-35A 쪽은 기준치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써냈고, 유로파이터 쪽은 60대의 전투기 가운데 15대를 복좌(조종석 2개)로 하기로 해놓고 6대로 줄인 서류를 낸 점이 결격 사유가 됐다. 정부가 이 사업을 1년 반 이상 진행하면서 기준을 맞추지도 못하는 업체들과 협상을 해온 셈이라고 이 신문은 밝혔다. 예산 증가를 염두에 뒀거나 사전협의를 소홀히 한 안이한 태도라고 할 수밖에 없다. 유로파이터의 탈락에 대해서는 이제까지 미국산 전투기만 구입해온 관행이 작용했다는 말도 나돌고 있다. 앞서 2002년 1차 차기전투기 사업에서도 최고 점수를 받은 프랑스의 라팔이 떨어지고 보잉의 F-15K가 선정된 바 있다.
이 전투기들의 성능을 살펴보면 미 록히드마틴의 F-35A가 가장 뛰어나다. 스텔스 성능이 가장 우수한 전투기에는 틀림없으나 아직 개발이 완료되지 않았고 가격이 얼마나 될지도 모르는 ‘미래형’ 전투기다. 다음은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유로파이터 타이푼이다. 시제된 지 10년도 되지 않았고 실전에서 어느 정도 검증된 전투기다. 하지만 스텔스 기능은 미약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엔진 흡입구 부분에 스텔스 도료를 적용했고 탄소섬유 소재로 기체를 만드는 등 일부 스텔스를 적용했다고 하지만 무조건 미국 전투기를 선호하는 우리나라에서 유럽산은 아직 낯설기만하다. 이 두 전투기가 최종 입찰에서 떨어지자 최종 선택지로 남은 것은 미 보잉사의 F-15SE다. 1970년대 모델에다 스텔스 도료를 칠하고 수직미익(꼬리날개)을 눕히며 내부 무장창으로 레이더 반사면적을 줄이기는 했으나 아버지 세대의 전투기라는 이미지는 씻을 수 없다. 하지만 적정한 가격과 미국산 전투기라는 점이 작용돼 최종적으로 이 전투기가 선정될 가능성 또한 적지 않다. <자료출처: '김종대의 안보통신'>
국내 강경파의 주장대로 차기전투기 사업은 한반도 위기를 대비해서라도 반드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에 일부 동의한다. 하지만 한미동맹이라는 이유로 우리의 선택권도 없이 오로지 미국산 전투기만을 고집한다면 그것 또한 불행한 일이다. 일본의 경우 미국산 전투기를 도입 후 기술이전 까지 완료한 상태라고 한다. 하지만 과연 우리나라는 진정한 한미동맹이라고 할 정도로 군사협력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보아야 할 때다.
스텔스 전투기를 우리 손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발생은 가지지 않은 채 오로지 외국 방산업체에 기대어 안보를 지키겠다는 생각은 그만두어야한다. 유로파이터의 경우 기술이전까지 해주는 걸로 알려져 있었다. 우리 땅은 우리가 지키겠다는 단호한 의지가 선행되어야만 우리의 국방력은 한층 강화된다. 기술 이전을 통해 미래에는 국산 스텔스 전투기를 생산한다는 계획이 그래서 중요하다.
2년 동안 결정시기를 끌어 오다보니 군 내부에서는 ‘빨리 결정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한다. 이럴 경우 자칫 70년에 생산된 미 보잉사의 F-15SE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운영유지비까지 생각하면 수 십조원까지 들어갈 수 있는 사업인데 우리 실정에 맞은 최적의 전투기를 배치하는 것보다 미국방산업체만 배불리는 꼴이 될 수 있다. F-15SE 전투기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쟁 업체의 제출서류와 낙찰가격이 안 맞다는 이유로 이들을 탈락 시킨 뒤, 막판에 졸속으로 결정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 아니다. 그 만큼 이번 사업은 내실을 기해야한다. 정부는 늦더라도 제대로 가는 거북이의 지혜를 발휘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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