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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repreneurship Journalism

박근혜 인사스타일, 원칙은 뭔가

 

<사진출처: 연합뉴스>

박근혜 인사스타일, 원칙은 뭔가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를 두고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창조적이고, 획기적인 아이디어 하나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만든다는 측면에 대해서는 누구 하나 비판할 내용이 없다고 본다. 물론 아직 걸음마 수준인 창조경제에 대해 방법론을 이야기하는 것은 섣부른 측면이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창조경제를 이끌어갈 사람들이 누구냐는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신설되면서 과학기술과 경제를 융합한 ‘창조경제’가 미래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분야라고 온 국민은 기대하고 있다. 특히 APEC정상회담 당시 박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혁신을 통한 새로운 경제부흥 전략으로 '창조경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혀 아시아 경제의 모멘텀이 한국의 창조경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창조경제와는 역행하는 분야가 바로 대한민국의 정치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인사를 보면 해당 정책이 어떻게 진행될지 대충 그림이 나오기 마련이다. 올해로 만 61세인 박 대통령으로부터 창조경제라는 정책이 나오는 것은 놀랍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그가 쓰고 있는 인사정책이 과연 우리시대와 얼마나 발이 잘 맞는지도 따져보아야 한다. 대표적 유신헌법 초안 작성자 김기춘 현 청와대 비서실장, 최근 임명된 뉴라이트 계열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 화성 갑 국회의원 후보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 등은 대표적 ‘구시대적’ 인물이다. 그들은 비리, 공작정치, 역사 미화 등으로 우리사회에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이들의 나이를 다 합치면 무려 200살이 넘는다. 정확히 223살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어떤 일이든 인사를 보면 그 분야의 방향을 알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70세 정도의 ‘구시대적’ 인물이 사회 개혁을 한다는 것은 상호 모순된 측면이 많다. 더욱이 그 나이대가 되면 대부분 사회 안정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으니 이들이 국가 중책을 맡게 된다면 박 대통령이 연일 강조하고 있는 창조경제, 정치개혁을 과연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더욱 우려스러운 대목은 세 명 모두 임명과 공천 등을 거치면서 여당과 정치계, 각계 전문가로부터 비판의 눈길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김기춘 비서실장의 경우, 올해 만 75세로 박 대통령의 ‘대리인’역할을 하고 있다. ‘조카 뻘’인 박 대통령을 모시면서 과연 지금의 한국경제, 정치상황을 제대로 읽어낼지 의문이다. 오히려 그는 지난 군사정권시절 최고실세역할을 지냈으며, 14대 대통령 선거 당시 관권선거라 불리는 ‘초원복국 사태’를 일으켰다. 또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주도 등을 하며 정치계 안팎에서 소통과 대화보다는 ‘막무가내 정치’, ‘불도저 정치’의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그가 임명되면서 박 대통령이 공안정국을 만들고 있지 않냐는 의문을 지울 수가 없다.  

최근 ‘교학사 사태’로 역사교육에 대한 논쟁이 증폭되고 있다. 우편향 역사교과서에 대해 교육계는 물론 시민단체는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현 상황에 대해 문제점은 없는지 살펴보고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우선순위이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정부는 뉴라이트 계열인 유영익 한동대 석좌교수를 신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그가 감수한 대안교과서인 '한국근현대사'라는 책에서 "일제식민통치는 해방 후 한국의 경제발전에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일제하에서 꾸준히 강조된 여성 교육도 한국여성의 여권을 어느 정도 신장시켜 주었다"라고 밝혀 역사 논쟁에 기름을 붓기도 했다. 올해 나이로 78세인 그가 역사교육의 최전선에 서서 우편향 역사교육을 가속화 시킨다면 머지않아 ‘진흙탕 역사교육’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기만 하다.  

새누리당은 최근 10. 30 재보궐 선거에 화성 갑 후보로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를 임명했다. 비리전력, 차떼기 정당의 장본인이었던 그가 국회의원 후보로 내정되자 여당 안팎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과거 2002년 '차떼기' 사건과 2008년 '친박연대' 공동대표 당시 비례대표 공천자금 문제로 처벌받은 전력, 그리고 화성에 연고가 없다는 점 등이 지적됐다. 하지만 서청원 후보는 ‘실종된 정치를 복원하겠다’는 포부를 밝혀 현재의 여론과는 동떨어지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의 나이 또한 71세다.  

나이을 두고 비판하는 것은 아니지만 박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정치와 경제를 개혁하고자 한다면 국가 지도자급 인사의 경우 좀 더 유연하고 젊은 인재가 필요하다. 물론 연륜과 경륜이 필요한 분야도 있을 터지만 이는 얼마든지 2선에서 후원과 조력으로 후배 정치인들을 다독이면 된다. 세 명 모두 나이를 합치면 200세가 넘는 상황에서 이들의 정치활동이 가속화 된다면 오히려 대한민국의 정치는 과거 군사정권으로 되돌아가지는 않을까 우려스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