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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오늘의 이슈

[사회, 미디어] 김재호 판사 기소청탁과 박은정 검사 양심선언

2004년 한 네티즌이 특정 의원을 비방하는 내용의 게시 글들을 “모읍”니다.

글을 직접 작성한 수많은 네티즌들 중에서도

이 정보들을 긁어모은 유독 서울 서부지방법원 관할 구역 안에 있는

네티즌 한명만을 찍어서 고발 되었고,

재판은 일사천리로 진행 되어 700만원의 벌금형을 받게 됩니다.

출처 - 아시아경제

  문제는 이 과정에서

비방의 대상이 되었던 나경원 후보의 배우자인 김재호 판사가

검찰 관계자에게

“빨리 기소해 달라. 그러면 내가 처리하겠다.”

라고 기소 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인터넷 팟캐스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나는 꼼수다”의 패널로 참여하고 있는 주진우 기자에 의해 제기 되었습니다.

 

출처 - 동아일보

주진우 기자는

"당시 나 후보 캠프는 수십만명의 네티즌 가운데

유독 서부지방법원 관할의 네티즌 한 명만을 고발했는데

검찰에서 보니 이 네티즌은 인터넷에 떠도는 글을 모아둔 것이어서

기소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면서

"검찰이 수사를 안 하니까 (김 판사가) 청탁을 넣은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습니다.

 

출처 -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주진우 기자의 이야기에

"이것이 사실로 입증되면 명백한 법관 징계 사유"라고 지적하면서

해당 검사의 실명을 거론했습니다.

 

이에 대해 나경원 후보 측은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공직선거법 위반을 근거삼아

‘나는 꼼수다’의 주진우 기자를 법정에 세우고자 했으나,

지난 2월 29일 현직 검사인 박은정 검사가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의 남편인 김재호 판사가

나 후보를 비방한 네티즌 한 명을 기소해달라고 관할 지검 관계자에 청탁을 했다”고 양심선언
을 했습니다.

 

양심선언 직후 모든 연락을 끊은 박은정 검사에 대해 김어준 총수는

“박은정 검사가 검찰이 주진우 기자의 구속영장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같은 사실을 검찰에 공개했지만

현재 박 검사는 양심선언으로 인해 조직의 배신자로 낙인 찍혔으니 사실상 검사 생활이 끝났다.

혼자 떠안고 가려고 했던 이 사람을 우리가 지켜줘야 한다.”며 많은 관심을 당부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3월 2일 박은정 검사는

검찰 내부 게시판을 통해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출처 - 여성신문

박은정 검사는 2000년 임관해

아동 성폭력과 성폭력 피해자들의 인권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보건복지부 산하 국가청소년위원회 중앙점검단장을 맡기도 했고,

여성인권을 보호하는데도 힘써

성폭력 수사 재판 시민 감시단으로도 활동 했습니다.

 

점점 더 무서운 세상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진실이야 머지않아 밝혀지겠지만

벌금형을 받은 네티즌과 이 사실을 폭로한 주진우 기자에게서

우리는 표현의 다양성이 권력이라는 검은 손 앞에 짓밟힐 수도 있다는 것을 보게 되었고

그 대가가 어떠한지 두려움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또 박은정 검사에게서

소명의식을 가진 자의 양심선언은 곧 배신자가 되어

젊음 바쳐 노력했던 조직에서 외면 당하는 사회의 무서움을 보게 되었습니다.

 

강한자만이 목소리를 내고, 강한자만이 만들어가는 세상은

약육강식만이 존재하는 동물의 왕국, 정글과 무엇이 다를까요.

 

내가 오늘 하는 이 한마디가 나를 감옥으로 끌고 가게 될 까봐 조용히 숨죽이고 살아야 하나요?

오늘은 권력에 의해 진실한 검사를 잃은 무섭고 슬픈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