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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owledge Archive (Stalker)

하늘이 준 선물 '봄비'

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하나요
                                                                          노래 배따라기

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하나요
나는요 비가 오면 추억 속에 잠겨요

그댄 바람 소리를 무척 좋아하나요
나는요 바람 불면 바람 속을 걸어요

외로운 내 가슴에 나 몰래 다가와
사랑을 심어놓고 떠나간 그 사람을
나는요 정말 미워하지 않아요

그댄 낙엽지면 무슨 생각하나요
나는요 둘이 걷던 솔밭길 홀로 걸어요

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하나요
나는요 비가 오면 추억 속에 잠겨요

외로운 내 가슴에 나 몰래 다가와
사랑을 심어놓고 날아간 그 사람을
나는요 정말 미워하지 않아요

그댄 낙엽지면 무슨 생각하나요
나는요 둘이 걷던 솔밭길 홀로 걸어요
솔밭길 홀로 걸어요 솔밭길 홀로 걸어요


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하나요?
조금은 더디지만 조용히 봄이 오고 있어요.
봄... 말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단어 ‘봄’

봄이 오기 전에 우리가 꼭 만나야 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바로 봄비입니다.
봄은 여자의 계절,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는 옛말이 괜히 생긴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4계절을 다 타지만 아니, 8계절이네요.
봄, 봄과 여름사이, 여름, 여름과 가을사이, 가을, 가을과 겨울 사이, 겨울, 겨울과 봄 사이...
그 중에서도 유독 약한 녀석이 바로 봄입니다.

그토록 꽁꽁 얼어붙은 겨울은 언제 그랬냐는 듯 서서히 지나가고 밖에는 봄을 재촉하는 비가 보슬보슬 내리고 있습니다.
내 마음에도 비가 내립니다. 밖에 내리는 봄비가 제 마음에도 내리고 있네요.

비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꽉 막히는 출퇴근길과 등하굣길은 짜증만 한가득 불러일으키죠.
또 우산을 써도 젖는 옷이며 신발 때문에 언제부턴가 비는 폐만 끼치는 민폐쟁이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 문득 든 생각.
우리가 비를 싫어하는 진짜 이유는 아마 우리와 많이 닮았기 때문이 아닐까.
비 내리는 모습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자면 참 처량합니다. 추적추적 내리는 소리도 어찌나 그리 처량한지.
어떨 때는 울고 싶은 나를 대신해서 울어주는 것 같아 고맙기도 하죠.
우리는 누군가가 곁에 있어도 늘 외로운 존재들입니다. 그래서 비는 우리들과 참 많이 닮았습니다.
어느 날 소리 없이 찾아와 실컷 울어버리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지는 비... 그만큼 감정표현이 참 솔직한 녀석.

한 동안 계속 내리는 봄비에 제 마음이 싱숭생숭했었습니다.
어둑해진 길거리에서 혼자 우산을 쓰고 걷던 중 나도 모르게 나오던 눈물. 한참을 그렇게 걸었던 기억.

저는 원래 비를 싫어합니다. 그런데 그때만큼은 비가 참 좋았습니다.
제가 힘들어 했던 그 순간 제 옆에 있어준 유일한 친구는 비였으니까요.
혹시 지금 울고 싶다면,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면 비에 기대어 실컷 울어 봐요.

아, 내일부터 주말까지 봄비가 내린대요.
 이 비를 놓치면 아마 내년 이때가 올 때까지 봄비를 볼 수 없을 겁니다. 놓치기 전에 마음껏 즐겨요 우리...
봄비는 하늘이 우리에게 준 선물입니다.
 이 봄비가 지나면 새싹들이 올라오고 꽃들이 피겠지요.
우리들의 마음속에도 저마다의 꽃들이 활짝 피길 바랍니다.


ⓒUtokpia_Michel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