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안에는 차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대게 학생, 교직원, 학교와 관련된 업무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 운전자입니다. 그래서인지 학교 안에는 주차장도 있고 횡단보도도 있습니다. 그런데 신호등은 없고 교통경찰한번 오는 모습을 본적이 없습니다.
그럼 여기서 슬슬 궁금해집니다. 과연 학교 안에 있는 도로는 도로 교통법상 인정받은 도로인가? 아니면 학교 내에서 편의를 위해 선만 그어놓은 포장길인가?
그래서 도로란 무엇인지 알아보았습니다.
법으로 규정해놓은 도로란?
제1장 총칙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개정 2007.12.21, 2008.2.29, 2009.12.29, 2010.7.23>
1. "도로"라 함은 다음 각 목의 곳을 말한다.
가. 「도로법」에 의한 도로
나. 「유료도로법」에 의한 유료도로.
다. 「농어촌도로 정비법」에 따른 농어촌도로
라. 그 밖에 현실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 또는 차마의 통행을 위하여 공개된 장소로서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장소
“그 밖에 현실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 또는 차마의 통행을 위하여 공개된 장소로서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장소”란?
도로의 개념 중, ‘라’목에 해당하는 도로는 어떤 도로를 말하는 것일까?
위의 가, 나, 다 목 외, ‘라’목의 규정에 의한 ‘도로’의 개념은, “당해 장소가 도로교통법(교통경찰권)의 영향이 미치지 아니하여 그 장소에서 차마를 사용하는 행위가 도로교통법 제2조 제24호의 규정에 따른 ‘운전’에 해당하지 않는 장소로서 특정인들 또는 그들과 관련된 특정한 용건이 있는 사람들만이 사용할 수 있고 자주적으로 관리되는 장소“를 제외한 모든 장소 즉, ‘군부대연병장’ ‘운전학원실습장’ ‘학교운동장’ ‘운전면허시험장’ 등과 같은 특정한 장소를 제외한 ”불특정 다수의 사람 또는 차마의 통행을 위하여 공개된 장소로써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할 필요가 있어 도로교통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서 교통경찰권이 미치는 모든 장소“를 말한다.
몇 번을 읽어 봤지만 알 듯 말 듯 애매합니다.
일단 법적 해석을 우리가 정확히 판별하기 힘들고 잘 모르는 부분이 많아서 물어보기로 했습니다.(대구대학교에 한에서)
먼저 학교 측에 전화해 보았습니다. 교내 도로개설 및 관리 업무를 보는 그린 캠퍼스가 담당 부서였습니다. 부서 관계자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고 대답 했습니다.
학생들의 안전과 관련된 부분인데 학교가 모르고 있다는 사실에 고개를 갸우뚱 하며 이번에는 지역 경찰서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경산 경찰서에서 연결된 담당자는 학교 사유지는 도로 법상 교통법이 미치지 않을 수도 있으나 정확한 상황을 알고자하면 관할 지자체에 교통과에 물어보라고 했습니다.
명쾌한 답변을 듣지 못한 채 다시 경산 시청 교통 행정팀에 문의를 했습니다.
그제야 제대로 된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대구대학교 캠퍼스 내 길의 경우 도로로 별도로 지정되지 않은 학교 시설물로 되어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학교의 경우 교내 도로는 학교 시설물로 되어 있다고도 했습니다.
일단 도로가 아닙니다! 그리고 경찰서에 한 번 더 문의를 해보니 캠퍼스 내에 있는 도로가 시설물로써 도로가 아니라면 도로교통법에 의거한 법적 조치를 받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경찰권이 미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음주측정이나 과속 단속을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보행자는 차를 조심하고 차는 부담 없이 운행해도 되는 건 아닙니다. 도로 교통법이 적용되지 않아도 사고가 나면 엄연히 교통사고이며 보험회사에서 과실 판별을 합니다. 그러나 사람과 차량 사이에 사고가 났을 경우 가해자는 차로 봅니다. 또한 대학교 교내에 도로가 법적 도로가 아닐지라도 차를 운행하다가 사람을 다치게 할 경우에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의 적용을 받아 형사 처벌 될 수 있습니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의 경우 도로여부와 관계없이 차의 교통으로 말미암아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차를 손괴한 경우에 적용되는 법이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진 교내 도로에 대한 개념이었습니다. 진짜하고 싶은 말은 따로 있습니다.
제가 재학 중인 대구대학교에는 성산대로라는 왕복 8차선의 아주 큰 차도가 있습니다.
속도 제한 20km가 붙어 있지만 차량들이 과속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위험천만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필자의 경우에도 차가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달려와 부딪힐 뻔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아무도 규제하고 있지 않고 사람이 차를 피해가고 차는 사람을 무시하는 듯 한 모습을 보면서 뭔가 찜찜하고 괜히 화가 났습니다.
캠퍼스에서는 차가 이렇게 달려도 되는 것일까요?
학교 내 도로가 시설물이라면 학교에서는 얼마나 관리하고 신경을 쓰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길 자체가 아니라 학생들의 안전에 대해서 아무런 대책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과속 방지턱만 깔아놨을 뿐입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모두 자율에 맡겨져 있습니다.
재학생이 2만 명에 가까운데 그중 차를 모는 학생은 몇이나 될까요? 차들은 사람 무서운 줄 모르고 쌩쌩 달리고 있습니다. 누구를 위한 학교인가요? 누가 다니는 학교 인가요? 길을 걷는 이는 누구인가요? 넓게 뚫린 8차선 길은 차를 모는 이들을 위한 길인가요? 차량에 대해 아무런 제한을 하지 않고 그저 방관하고 있는 모습은 이해하기 힘듭니다.
과속 방지턱만 늘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도 눈에 보입니다.
과속하는 차량에 대해 교육 혹은 규제를 철저히 하거나 차량 통제를 하는 방안들을 마련해 학생의 안전을 위한 캠퍼스가 되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차도 있고 운전 좀 한다고 허세를 부리거나 ‘인간 나고 차났지 차나고 인간 났냐고 뚝심’ 부리며 조심하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차나 사람이 다니는 길에선 양쪽 다 조심해야합니다.
차는 규정 속도를 지키고 차선을 지키고 사람을 살펴야 합니다. 사람은 차가 다니는 곳에선 좌우를 잘 살피고 조심히 길을 건너야 합니다. 초등학교 시절 배우는 기본적인 부분이고 운전을 배울 때 가지는 기본적인 소양입니다. 이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기본이 안 된 겁니다. 기본적이고 도덕적인 자세도 필요하다고 느낍니다.(ⓒUtokpia_Ad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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