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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오늘의 역사

1994.09.19 지존파 사건

 

 

추석연휴 마지막날인 1994년 9월 19일 `살인공장`까지 차려놓고 살인을 밥먹듯이 저지른 이른바 `지존파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다. 이들이 거처하며 엽기적인 살인행각을 일삼은 전남 영광군 불갑면 금계리 아지트 지하실은 끔직한 `인간 도살장` 이었다. 잔인한 고문과 살인행위가 벌어졌던 감금시설과 시체를 태우는 소각장까지 모두 갖춘 지하실현장에는 유골 2구가 소각장에 그대로 남아 있었고 시체를 태울 때 뿜어나온 가스가 그대로 남은 듯 매캐한 냄새가 났다.

상상조차하기 힘든 온갖 범행 수법과 잔인함 그리고 완전범죄를 노린 치밀한 사전 준비. 7인조 ‘지존파’가 저지른 연쇄납치ㆍ 살해ㆍ 시체유기 사건은 지금까지 있었던 강력범죄의 수법을 총망라한 집합체라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끔찍한 것이어서 세상을 소스라치게 했다. 더구나 이들은 ‘살인실습’을 통해 범행을 익히고 스스로 범죄자로서의 대담성을 키워왔던 것으로 드러나 그들은 차라리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처럼 보였다.

-범행일지-

1993년 7월 ; 20대 여성 성폭행 후 연습 삼아 살해 암매장

1993년 8월 ; 조직을 이탈했다는 이유로 조직원 살해 암매장

1994년 9월 ; 이모씨 커플 납치 (이모씨 살해, 애인은 도주 성공)

1994년 9월 ; 중소기업 부부 납치 감금(부부 모두 살해, 토막하고 소각)

 

불우한 가정출신으로 정상적인 교육을 제대로 못받아 고교중퇴 이하의 학력이 고작인 이들은 공사판을 전전하다 1993년 7월 포커판에서 두목 김기환을 만나 ‘지존파’라는 범죄단체를 결성했다. 이들은 가진 자를 응징하고 부유층의 재산을 빼앗아 10억원을 모은다는 목표 아래 범행을 저질렀고, 자신들의 범죄 동기를 ‘불평등한 사회적 모순’에 돌리고 자신들의 전도된 가치관을 정당화하려 했다.

1. 우리는 부자를 증오한다

2. 각자 10억씩 모을 때까지 범행을 계속한다

3. 배반자는 처형한다

4. 여자는 어머니도 믿지 말라

살인ㆍ강도ㆍ사체유기죄 등을 적용, 사형을 선고받은 지존파 일당 김기환(27), 강동은(23), 김현양(23), 강문섭(21), 문상록(24), 백병옥(21)은 1995년 11월 2일 서울구치소에서 사형에 처해졌다.